`마이너리티 리포트` 통해 바라본 디지털사이니지 성공법

<김성원의 연결 시대의 공공 미디어>

  • 김성원 엠앤엠네트워크 CEO
  • 입력 : 2017.08.28 17:39:31   수정 : 2017-08-29 09:3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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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거나 프로젝트가 잘 풀리지 않을 때 가끔씩 다시 꺼내 보는 영화가 있다. 바로 2002년 개봉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SF(Science Fiction)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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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사진 출처 : 드림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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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사이니지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필자에게는 이 영화 속 디스플레이들이 더 이상 SF가 아닌 현실이다. 영화에 나온 디스플레이는 상용화와 연구 수준의 차이가 있을 뿐 모두 구현 가능한 기술들이다.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2054년 뉴욕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이 중 홀로그램을 제외하면 오는 2020년 쯤이면 우리도 영화 속의 배우와 같은 경험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만약 오차가 있다면 법, 제도와 시장의 상황일 것이다. 기술적으로는 그 시기가 되면 현실에 구현하는 데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2002년 개봉 당시 영화를 보면서 흥분했던 기억 - 디지털사이니지 종사자 입장에서 - 이 불과 15년 전의 일이다. 영화는 52년 후의 일상을 그렸지만 그보다 30년 정도 빨리 영화 속 일상의 일부를 경험하게 될수도 있다. 기술의 속도가 생각의 속도보다 빨라지고 있다는 얘기다.

현실을 바탕으로 상상하는 근미래는 이제 지금의 우리가 곧 맞이하게 될 내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먼 미래, 그리고 가까운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에게 먼 미래는 과학과 상상과 창의적인 사고가 만들어내지만 가까운 미래는 고객과 사용자의 경험과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환경에서 찾을 수 있다.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개봉 이후 몇번 봤을 때는 디스플레이와 주변 장치에 관심이 먼저 쏠렸다. 그러나 반복해서 보면서 소프트웨어와 네트워크, 그리고 컨텐츠 기술에 대한 이해가 됐고 이후에는 2054년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 중 인상이 깊었던 장면은 바로 지하철 안에서 승객이 신문을 보는 신이었다. 가까운 미래에 적용될 기술의 가치를 말해 주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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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사진 출처 : 스토리파이]
빨라진 기술의 속도는 우리에게 새로운 것을 늘 제시하고 익히도록 요구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디지털사이니지의 고객에게 “미래의 광고로 공공 미디어라면 반드시 수용해야 할 트랜드”라고 설득했다. 하지만 고객은 트랜드라는 사실은 이해하면서도 가치와 효용성에 대한 의구심으로 쉽게 수용하지 못했다. 새로운 것이고 경쟁사에 뒤지지 않고 트랜드를 따르는 효과는 줄 수 있지만 투자 대비 효과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정량적인 자료를 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디지털사이니지 산업의 더딘 성장은 어쩌면 정보통신기술(ICT)만을 강조한 나머지 정작 고객의 가치를 보지 못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최근 2년간 리테일 관련 기업과 디지털사이니지 전문 기업, 옥외 광고 기업들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수행하면서 느낀 것은 고객 및 사용자가 “왜 디지털사이니지를 사용해야 하는가?”와 기업은 “왜 디지털사이니지 솔루션을 이용해 서비스를 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풀어가는 과정이었다. 이 지점에서 마이너리티 리포터의 지하철 안 신문 읽는 장면은 고객과 사용자의 경험, 환경이라는 부분을 제시하고 있다. 공급자와 개발자 입장에서 새로운 것, 좋은 것, 다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고객과 사용자에게 필요하고 의미 있는 것을 영화에서 찾게 된 것이다.

디지털 옥외 광고 서비스는 고객과 사용자에게 관심있는 광고를 정보의 가치로 전환해 경험으로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리테일에서는 고객의 편익, 비용 절감 등의 요소가 반영돼야 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상호작용, 상황인지, 데이터 분석 등의 기술과 서비스 디자인과 미디어, 인지, 심리 분야의 연구가 디지털사이니지 산업 측면에서 진행돼야 한다.

미국의 디지털사이니지투데이의 2017 디지털사이니지 트랜드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이 디지털사이니지를 도입하는 목적으로 고객 경험, 고객 참여 유도가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고객의 관심과 편익을 제공하기 위해 기업이 무엇을 원하는가를 시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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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사진 출처 : 디지털사이니지투데이]
최근 국내 대기업이 디지털사이니지 사업에 대한 성과를 언론을 통해 발표했다. TV 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디지털사이니지 사업을 적극적으로 하는 양상인데 그러나 두 사업은 디스플레이라는 부품만 같을 뿐 사업 영역은 매우 다르다. 고객에 대한 이해가 없이 제조 유통 공급으로 접근하는 과거의 방식으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고객을 이해하고 서비스 로드맵을 기반으로 제품을 기획하고 기술을 개발하는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기술은 목적이 아닌 우리 삶의 도구다. 사람들의 삶에서 디스플레이가 어떠한 가치를 가지는지 알아야 기술을 반영한 제품이 가치를 가진다. 가까운 미래와 먼 미래에 대한 이야기가 모두 담겨 있는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도 우리의 일상에서 더 나은 기술, 그리고 필요 가치가 떨어지는 기술이 무엇인지 찾아볼 수 있다. 늦은 밤 불을 끄고 재생 버튼을 또 누르는 이유다.

[김성원 엠앤엠네트워크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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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미디어 기획과 서비스 모델 개발 전문가로 현대 IT 전략본부장을 역임했다. 미래창조과학부 스마트 미디어 전략위원회 위원을 거쳐 현재는 디지털융합협동조합 이사장 겸 엠앤엠네트웍스 CEO로 재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