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리포트] 모든 금융이 핀테크化…AI로 맞춤형 금융시대

  • 손재권
  • 입력 : 2017.11.14 04:08:03   수정 :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공유
美라스베이거스서 열린 세계최대 금융테크쇼 '머니2020'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사진설명지난달 22일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금융테크 전시회 '머니2020 2017'. [손재권 특파원]
"결국 핀테크(Fintech)가 사라지게 될 것이다."

지난달 22일부터 사흘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금융·테크 전시회 '머니2020 2017'에서 나온 화두다. 핀테크란 단어를 세계적으로 유행시키며 금융 비즈니스를 뒤흔든 머니2020에서 핀테크의 종언이 언급된 것은 시사점이 크다. 이 말은 핀테크의 중요성이 없어진다는 것이 아니라 핀테크가 보편화돼 이용자들이 인식하지 못하게 될 수준까지 도달한다는 뜻이다.
줄리 스위트 액센추어 북미 사장은 기조연설에서 "지금 핀테크 회사들은 전통적 금융 회사들과 협력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핀테크 회사가 기존 금융 회사를 바꾸고 있는 상태이다. 전통 은행과 카드사가 핀테크 기업처럼 생각하고 혁신하기 때문에 10년 내 핀테크는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액센추어 분석에 따르면 북미 지역에서는 기존 은행·카드사와 핀테크 회사의 협력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져 총 금융 분야 투자의 37%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전 세계 평균(18%)보다 높은 수치. 실제 미국의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페이팔과 협업하고 있다. 은행 고객이 페이팔에 카드를 연결해서 매장에서 결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미국의 TD뱅크는 핀테크 앱 모벤(Moven)과 함께 자금 관리 앱을 제공하고 있다.

또 지난 10년간 5000개의 핀테크 회사가 탄생했으며 여기에 총 600억달러가 투자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스퀘어, 스트라이프 등 36개의 핀테크 글로벌 스타트업이 유니콘으로 성장했다. 핀테크는 더 이상 '신기술'이 아닌 상황이다.

 기사의 1번째 이미지
스위트 사장은 "지금은 언제 어디서나 결제가 된다. 이 변화는 상인, 고객, 지불 중계자 간의 관계를 바꾸게 될 것"이라며 "이처럼 핀테크가 보편화되고 있어서 전통적인 페이먼트(지불) 회사들은 기존 시스템을 전면 개혁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머니2020 전시장 및 콘퍼런스에서는 핀테크란 용어는 들을 수 없었으며 대신 '돈의 미래(Future of Money)' '지급결제의 미래(Future of Payment)'에 대한 논의가 많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 체이스 등 대형 은행뿐만 아니라 비자, 마스터카드 등 결제회사도 전시장을 마련해 각사의 핀테크 전략을 집중 홍보하기도 했다. 불과 3~4년 전만 하더라도 머니2020에는 '핀테크' 기업 위주로 전시됐으나 이제는 대형 금융사들이 결제, 대출, 신용관리 등의 핀테크를 적극 수용하면서 분위기가 변한 것이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과 금융이 결합하여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회사가 등장해 큰 주목을 받았다. 은행 등 금융권이 AI를 활용해 더욱 정교해진 '개인 맞춤형' 상품을 만드는 사례가 공개됐다. 예를 들어 다양한 채널로 쇼핑 데이터를 지능적으로 수집해 소매 업체에 보다 정확한 소비자 프로파일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이 프로파일을 기반으로 맞춤형 금융 상품이나 할인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AI 회사 크링크(Clinc)는 은행이 데이터를 수집하고 맞춤형 고객 경험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해주는 서비스를 공개했으며 페르소네틱스(Personetics)는 은행이 AI를 활용해 고객이 금융 활동을 더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발표하기도 했다. 또 각 은행이 메시징 앱 봇을 개발해 메신저와 대화하듯 금융 활동을 하는 트렌드로 넘어갈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었다.


스티브 워즈니악 애플 공동 창업자는 기조연설을 통해 "AI는 앞으로 일상적 은행 업무를 쉽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하고 대화형 경험을 창출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기사의 2번째 이미지
사진설명금융테크 전시회 '머니2020 2017'에 삼성전자가 '삼성 페이' 전시장을 마련해 관심을 모았다.
'보안' 문제는 AI와 함께 제기된 머니2020의 핫 토픽이었다. 데이터 유출 사건으로 인해 은행과 금융권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소비자 데이터를 보호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머니2020에서 PC와 온라인뱅킹 사용자에게 생체 인식 인증을 제공하기 위해 인텔과 협력한다는 내용을 발표했으며 삼성전자도 지문·얼굴·음성 인식, 홍채 스캐닝 등을 통해 모바일 거래를 안전하게 할 수 있게 하는 '넥스사인' 기술을 선보였다.

이와 함께 머니2020에서 제기된 미래 금융 트렌드로 △아마존, 구글, 우버 등의 플랫폼 회사들이 보편적 결제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맥락 결제(Contextual payment)' △은행 서비스를 금융 회사가 아닌 타 산업(제3자)들도 쉽게 도입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로서의 은행(Bank as a Service)' 비즈니스 모델 부상 △음성 인식을 통한 결제인 '보이스 페이(Voice payment)' △중국의 알리페이, 위챗 페이가 금융 서비스의 영역을 확장하면서 핀테크 기술을 집중화하는 금융 리번들링(Re-bundling) △얼굴 인식 및 홍체 인식으로 결제가 되는 생채 인식 결제 등이 제시됐다.

[라스베이거스 = 손재권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