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리포트] "인공지능이 일자리 없앤다? 천만에 새롭게 바꿀뿐"

NYT 주최 `뉴워크 서밋` 실리콘밸리 CEO 총출동

  • 손재권
  • 입력 : 2018.02.27 04:08:01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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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지난 13일 뉴욕타임스(NYT)가 미 캘리포니아주 하프문베이에서 주최한 '뉴워크 서밋'에서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CEO가 인공지능의 미래를 주제로 사회자와 대담을 하고 있다. [손재권 특파원]
"실리콘밸리는 앞으로 더 인간 친화적인 기술을 만들어 신뢰의 위기에서 벗어나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 등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가운데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최고경영자(CEO) 등 실리콘밸리 전문가들은 인간이 기술의 무한 발전에 적극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미 캘리포니아주 하프문베이에서 주최한 '뉴워크 서밋(New Work Summit)'에서 베니오프 CEO는 "페이스북은 중독을 유발하는 담배와 전혀 다르지 않다고 본다. 미성년자에게 담배 판매를 규제하듯 페이스북 같은 서비스도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나는 우리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스스로 규제하지 않고 윤리 강령을 따르지 않는다면 (정부 등) 외부 규제가 뒤따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NYT의 뉴워크 서밋 2018은 '인공지능' 기술 발전이 가져올 급작스러운 일자리 감소와 새로운 직업의 탄생, 직장(회사)의 변화에 대해 토론하기 위해 개최됐다. 베니오프 CEO 이외에도 존 크래프칙 웨이모 CEO, 제프 위너 링크트인 CEO, 마이크 슈뢰퍼 페이스북 CTO 등 업계 리더가 총출동했다.

인공지능은 인간적 지능돼야

베니오프 CEO는 실리콘밸리 기술 기업을 대표하는 인물 중 한 명으로 샌프란시스코에 가장 높은 세일즈포스 타워를 짓고 어린이병원을 기증하는 등 그동안 많은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그는 기술의 무한 발전으로 인한 부작용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인공지능 '알고리즘'에 의한 의사결정을 인간 쪽으로 되돌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베니오프 CEO는 "페이스북의 뉴스피드는 점차 알고리즘을 제거하고 큐레이터 100명을 고용해서 기사를 분류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것이 하나의 예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간적 인공지능'을 만드는 것은 이날 뉴워크 서밋의 화두였다. 로봇이 인간의 개입 없이 움직이는 것이 인공지능이지만 아직 수준이 미흡해서 부작용이 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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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 페이 리 구글 인공지능·기계학습 수석과학자 겸 스탠퍼드대 인공지능연구소장(교수)은 "인공지능 기술에 대해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지금 AI는 인간과 함께 작동하는 것이지 인간을 대체하기 위해 개발되는 것은 아니다"며 인간 중심(human centered)의 인공지능 기술 개발을 촉구했다.

그는 "나는 종종 학생들에게 더 이상 인공지능(Artificial Inteligence)이란 이름에 속아 넘어가지 말라고 한다. 인공지능이란 것은 인공적인 것이 아니다. 인공지능은 인간에 의해 행동하고,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삶과 인간 사회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것"이라고 역설했다. 리 교수는 "인공지능은 이미 컴퓨터과학의 영역을 넘어섰다"며 컴퓨터과학자들이 새로운 종류의 기술을 개발할 때 사회과학자들과 함께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슈뢰퍼 CTO도 뉴스피드에서는 누드 사진과 포르노를 인공지능이 자동으로 차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문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간이 여전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슈뢰퍼 CTO는 "문맥에 따라 풍자적인 모욕을 하거나 지속적인 적개심, 증오심을 나타내는 콘텐츠는 여전히 인간의 판단이 요구된다. 인공지능이 발전한다고 하더라도 앞으로도 계속 인간의 개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자리는 줄지 않고 바뀔 뿐

인공지능이 일자리를 없앨 것이란 공포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 현상이다. 무인 점포를 지향하며 지난달 시애틀에서 첫 매장을 오픈한 아마존고가 대표적 사례. 그러나 뉴워크 서밋에 참석한 실리콘밸리 최고 전문가들은 일자리 대체에 대한 공포는 지나친 것이며 인공지능이 일자리의 모습을 바꿀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제프 윌키 아마존 소비자사업부문(Worldwide Consumer) CEO는 "인공지능은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그것이 우리의 일을 대신하는 것은 아니다. 수십 년 동안 기술이 진화해 왔지만 기술이 일자리를 없애지 않았다. 다만 바꿨을 뿐"이라고 말했다.

윌키 CEO는 아마존의 캐시카우인 소매부문(아마존닷컴)을 이끄는 인물로 제프 베이조스에 이어 아마존의 2인자로 불린다. 그는 "지난 5년간 아마존이 키바 시스템스를 인수해서 물류창고의 로봇화를 이뤄냈다. 키바 시스템스 인수로 로봇 10만대를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30만명의 사람을 고용했다. 우리는 여전히 인간의 판단이 필요했다"고 경험을 말했다.

제임스 마니카 맥킨지글로벌연구소(MGI) 소장은 최근 발표한 리포트(없어지는 일자리와 생겨나는 일자리, 자동화 시대의 노동력 전환)를 언급하며 2030년까지 4억~8억명이 자동화로 인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체 노동자의 15~30% 수준이다.
그러나 새로운 일자리도 5억5000만개 이상 생겨난다고 분석했다.

즉, 자동화에 따른 '일자리 전환' 현상이 가속화된다는 것이다. 그는 "자동화로 인해 없어지는 일자리가 있지만 임금·소비 상승, 고령화, 신기술 도입, 인프라와 건설투자, 에너지 투자를 통해 만들어지는 새로운 일자리도 있기 때문에 정책적 뒷받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자들이 새로운 직업으로 전환하도록 새로운 교육 모델을 만들고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이 함께 진행하는 '마셜플랜'급의 뉴잡 이니셔티브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하프문베이 = 손재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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