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광고 회사가 된 프랑스의 IT 스타트업, 비결은?

<백승국의 좌충우돌 디지털 마케팅>

  • 백승국 데이블 CSO
  • 입력 : 2017.08.08 16:38:50   수정 : 2017-08-10 09:2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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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테오라는 회사를 아는가? 온라인 퍼포먼스 광고를 집행해 본적이 경험이 있다면 잘 알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들어보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회사는 지난 2016년 기준으로 9000억번의 온라인 퍼포먼스 광고를 내보냈고 5500억건의 온라인 행동기록을 분석한 프랑스의 애드테크(AdTech) 기업이다. 전세계 애드테크 기업 중 첫손가락에 꼽히는 회사로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에 30개 지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 2013년 나스닥에 성공적으로 기업공개(IPO)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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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2013년 나스닥에 상장한 크리테오 [사진 출처 : 프랑스 Rude Baguette]
그러나 크리테오가 초기부터 잘나가는 기업인 것은 아니었다.
현재 회장 직책을 맡고 있는 장-밥티스트를 비롯해 3명의 기술자가 2005년 창업한 회사로 4년 뒤인 2008년에야 첫 온라인 광고 상품을 내놓는 우여곡절을 거치기도 했다. 게다가 창업지인 프랑스 파리는 애드테크 기술의 중심인 실리콘밸리와는 한참 떨어진 도시다. 광고 비즈니스 전문가도 아닌 그들이 이같은 난관을 극복하고 치열한 퍼포먼스 광고 시장에서 어떻게 세계적인 애드텍 기업이 될 수 있었을까?

모든 요청에 답할 필요는 없다는 발상의 전환

현재 퍼포먼스 광고 시장은 굉장히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퍼포먼스 광고 중개를 하려는 애드 네트워크는 광고를 노출할 매체사(Publisher)와 광고를 게재할 광고주(Advertiser)를 동시에 확보해야 하고 더 많은 사용자 행동기록을 확보해 타겟팅이나 예측 기술들을 발전시켜 나갈 근간을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구글과 같이 이미 기존에 자리잡는 강력한 애드 네트워크들은 기보유한 데이터와 매체사/광고주를 기반으로 새로운 경쟁사 진입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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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기존 애드네트워크와 크리테오의 전략 차이 [사진 출처 : 데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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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크리테오는 여기에서 발상의 전환에 나선다. 사용자가 광고주 사이트에 방문한 적이 있어야지만 제공할 수 있는 리타겟팅 광고에만 집중함으로써 입지 확보에 나섰다. 리타겟팅 광고는 광고주 사이트에 방문해야 하는 조건 때문에 요청한 전체 광고 호출 중 3~12% 정도에만 응답할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응답돼 노출된 광고에 대해서는 다른 애드 네트워크 광고보다 훨씬 높은 광고 수익을 제공함으로써 매체사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매체사들은 워터폴 입찰 방식(WaterFall Bidding, 특정 사용자 광고 요청에 대해 가장 높은 단가를 제공하는 곳을 1순위로 노출하고 2순위, 3순위로 내려가는 입찰 기법)에서 크리테오를 1순위로 지정하게 됐고 이를 통해 크리테오는 급격하게 성장할 수 있었다. 리타겟팅이라는 떠오르는 광고 기법을 최초로 발명한 것은 크리테오가 아니었지만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세계적인 광고회사가 된 것은 정작 크리테오가 된 셈이다. 크리테오는 이후에도 광고 상품의 종류를 늘리기보다 리타겟팅 기반의 높은 단가 1순위 광고를 중심으로 30개국에 지사를 설립하고 전 세계적으로 리타겟팅의 대명사와 같은 기업이 됐다.

스타트업이 배워야 할 ‘란체스터’ 전략

물론 현재는 구글 애드익스체인지에서도 크리테오 광고를 받아볼 수 있고 모바일 또는 동영상에 특화된 수많은 리타겟팅 광고 기업들이 등장하기도 했지만 이러한 크리테오의 성공과 전략은 스타트업에게 시사하는 점이 많다. 특히 이같은 접근 방식은 경영학에서 유명한 란체스터 전략에 대입해 설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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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란체스터 전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스타크래프트 사례 [ 레이스 이미지 출처 : 블리자드 스타크래프트, 이미지 가공 : 데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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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체스터 전략은 1차 세계 대전 중 영국의 항공공학 엔지니어인 프레드릭 란세스터에 밝혀진 법칙에 기반하고 있다. 5대의 전투기와 3대의 전투기가 공중 교전을 벌이게 될 경우 5 빼기 3이라는 계산에 근거해 2대의 전투기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5의 제곱인 25와 3의 제곱인 9를 차감한 결과인 16에 제곱근을 한 4대가 살아남는다는 법칙이다. 즉 좁은 전장에 자원을 집중했을 때 더 큰 승리를 거둘 수 있다는 시사점을 주고 있으며 추후 경영학에 란체스터 경영전략이라는 이름으로 재명명돼 널리 알려졌다.

필자는 크리테오가 성공한 수많은 이유 중 가장 의미있는 점으로 본인들이 잘 하는 분야로 전장을 집중하고 그 안에서 차별화함으로 더 많은 기술인력과 매체사 풀을 보유한 대형 애드테크 기업들을 넘어설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는 보유한 기술인력과 자금 모두가 한정적이고 극도로 적은 스타트업 일수록 대기업 또는 다른 경쟁사들보다 전장을 명확히 좁히고 해당 전장에 자원을 집중해 승리를 이룬 후에 다른 전장으로 이동하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는 것으로 읽을 수 있다. 국내 스타트업 업계에서도 란체스터 경영전략에 기반해 작지만 의미 있는 특정 전장에서 승리해 해당 분야의 전 세계 최고 기업으로 부상하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길 바란다.

[백승국 데이블 C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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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한국과학기술원에서 수학을 마치고 롯데그룹 미래전략센터에서 커머스 계열사들의 전략과 신사업기획 업무를 담당했다. SK플래닛을 거쳐 데이블의 창업 멤버로 현재 네이티브애드 플랫폼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