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크, 화려한 도시야경 만드는 `무서운 아이들`

셋톱박스로 1000개 화면 관리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 구글"
광고 이어 `스마트빌딩` 공략

  • 임성현,조희영
  • 입력 : 2017.07.09 17:26:24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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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t's 스타트업 / (41) 노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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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김정호 대표(오른쪽)가 직원들과 함께 디지털 사이니지 사업을 소개하고 있다. [김재훈 기자]
뉴욕 타임스스퀘어, 라스베이거스 더 스트립, 도쿄 시부야, 런던 피카딜리 서커스의 공통점은? '변신'이다. 도시는 밤만 되면 완전히 달라진다. 형형색색의 옥외 전광판이 어둠을 잡아먹을 듯 으르렁대며 화려한 야경을 수놓는다. 첨단 디지털 사이니지 덕분이다.
디지털 정보를 담은 디스플레이를 공공장소나 상업공간에 설치해 정보, 엔터테인먼트, 광고 등을 제공하는 디지털 미디어다. 이런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에서 '노크'는 무서운 아이들로 통하는 국내 스타트업이다. 노크는 '클라우드 캐스트'라는 독보적 기술을 갖고 있다. 김정호 노크 대표(39)는 "사이니지 여러 대를 손바닥만 한 셋톱박스 하나로 통합 관리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이 분야에서 구글 크롬캐스트로 통할 정도"라고 말했다. 인텔, 스칼라, CJ파워캐스트 등이 비슷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지만 노크는 안드로이드 체제라면 어느 곳이나 활용 가능하고 모바일에서도 작동되는 유일한 기술이다.

노크는 사이니지 여러 대를 마치 하나처럼 통합 관리할 수 있고 콘텐츠도 실시간으로 편집·전송할 수 있는 기술에 주목했다. 김 대표는 "기존 사이니지는 똑같은 동영상만 틀어주지만 노크를 이용하면 클라우드를 이용해 실시간 콘텐츠를 교체할 수 있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연동시킬 수도 있다"고 했다.

한 화면만 내리 틀어대는 여느 전광판과 달리 화면을 쪼개고 붙일 수 있는 것은 물론 파노라마처럼 엮거나 파사드 형태로 구현할 수도 있다. 과거엔 전광판마다 전용 PC가 있어야 했고 각종 매장이나 건물에 설치한 시스템에 별도 소프트웨어를 장착해야 했다. 그런데 노크는 클라우드 하나로 눈에 보이지 않는 '관제탑'을 만들어냈다. 전 세계에 매장이 있는 프랜차이즈 업체라면 각 지역에 위치한 광고판 콘텐츠를 스마트폰 하나로 실시간으로 바꿔 최적의 소비자 광고판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다. 김 대표는 "현재 기술적으로 클라우드로 묶을 수 있는 디스플레이 대수는 225대 정도"라며 "노크는 1000대까지 늘리는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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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평창 휘닉스파크 리조트에 사이니지 총 77대를 설치해 내년 2월 개최되는 평창동계올림픽을 홍보하는 영상을 내보내고 있다. 인천공항 세관과 요식업체 '놀부' 전 매장에도 키오스크 형태로 설치돼 있다. 해외에서도 '금맥'을 캐고 있다. 미국, 태국, 말레이시아 등지 호텔, 주유소, 편의점 등에 클라우드캐스트를 장착한 디지털 사이니지를 제공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특히 태국 최대 통신사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보급에 속도를 내고 있다.

노크의 다음 타깃은 스마트 빌딩이다. 최근 입주한 대우건설 서초 푸르지오 서밋에 국내 최초로 장착된 '스마트아파트 미디어시스템'이 노크 작품이다. 아파트 전체에 설치된 각종 디스플레이 50여 개가 모두 클라우드로 묶였다. 각종 안내를 담은 게시판, 자연경관을 화면으로 구현한 디지털네이처 등이 아파트 전체를 수놓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간단히 원격조종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김 대표는 "그동안 디지털 사이니지는 주로 매장용으로 많이 사용됐는데 앞으로 블루오션은 빌딩"이라며 "스마트시티가 본격화하면 도시 전체에 클라우드캐스트를 활용한 디지털 사이니지가 깔리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은 2020년 35조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11년 11월 창업한 노크는 김 대표의 두 번째 창업이다. 대학 재학 중이던 2006년 자체 개발한 웹브라우저로 첫발을 내디뎠다 접었다. 김 대표는 "그때는 디지털 시장이 하드웨어 중심이라 소프트웨어로 돈 벌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노크는 클라우드캐스트와 함께 삼성전자, LG전자 등에서 공급받은 최적의 디스플레이까지 합쳐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패키지로 판매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김 대표는 "매장, 관공서, 빌딩 등 장소와 용도에 가장 적합한 디스플레이를 클라우드캐스트와 묶어 솔루션으로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전문가 평가
높은 기술력…광고 시장 경쟁력 쌓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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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B하나은행 심사역은 "노크의 디지털 사이니지 제품은 기존 글로벌 대기업과 유사한 수준"이라며 "기술적 완성도가 우수하다"고 높이 평가했다. 플랜트리파트너스 심사역은 "이 분야는 세계적 플레이어가 많지 않지만 높은 기술력과 상용화 경험이 요구되는 영역"이라며 "그런 분야에 성공적으로 진입해 레퍼런스를 쌓아가고 있다"고 했다.

팀 구성에 대해서 긍정적 평가가 이어졌다. 기업은행 심사역은 "국내외 경진대회 수상, 미국 레드헤링 선정 글로벌 100대 벤처기업에 선정되는 등 우수한 기술력과 사업화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KEB하나은행 심사역은 "소수 주요 인력으로 이 정도 성능을 구현하는 관제 서비스를 개발한 데 대해 박수쳐 줄 만하다"고 호평했다.

사업 확장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플랜트리파트너스 심사역은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은 매년 15% 정도 고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라면서 "노크는 저렴한 디스플레이 다수를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낮은 진입장벽으로 시장 확장을 선도하고 그 확장의 수혜 또한 크게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소프트뱅크벤처스 심사역은 "노크가 어떤 회사와 경쟁하는지 파악하기 어렵다"면서 판단을 유보했다. 플랜트리파트너스 심사역은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면 미디어·광고 시장에 대한 역량이 더 강화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조언했다.

[임성현 기자 / 조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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