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토랑 요리` 앱으로 배달해 먹는다

실리콘밸리 펀드 출신 창업…정상급 셰프가 메뉴 개발
조리부터 배달까지 ERP 관리…빅데이터로 음식 폐기율 1%

  • 임성현,오찬종
  • 입력 : 2017.07.23 17:24:28   수정 : 2017-07-25 16: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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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t's_스타트업 / (43) 플레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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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장경욱 대표(가운데)를 비롯한 직원들이 자체 개발한 메뉴를 소개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1시간이 다 돼서야 도착한 음식. 불어터진 면발에 국물은 차갑게 식어버렸다. 음식 종류도 거기서 거기, 새로울 게 없다. 배달음식의 한계, '싼 게 비지떡'이라며 실망한 경험을 한두 번쯤은 갖고 있을 듯하다. 근사한 레스토랑 음식을 집에서 맛볼 수 있다면. 게다가 1만원대 가격이라니. '천편일률' 배달음식에 지친 미식가들의 로망이 현실화됐다.
부챗살 스테이크, 멕시칸 부리토볼, 닭다릿살 퓌레밥. 근사한 레스토랑에서나 맛볼 법한 음식들이 집으로 배달된다. 프리미엄 배달음식 서비스를 내세운 '플레이팅'의 장경욱 대표(33)는 "거품을 뺀 가격으로 캐주얼 레스토랑의 음식을 집에서 즐길 수 있는 프리미엄 가정 간편식시장의 새 장을 열고 있다"설명했다. 플레이팅이 제공하는 메뉴는 현재 70개 정도. 한식, 일식, 중식, 양식은 물론 독특한 퓨전식 메뉴가 즐비하다. 가격은 평균 1만원대 초반. 가장 비싼 음식이 1만6000원(부챗살 스테이크)에 불과하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비율)' 최고의 음식들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주문 클릭 한번만으로 내집까지 배달되는 것이다.

유명 셰프들이 조리에 참여하는 것도 배달음식의 고정관념을 뛰어넘는다. 최근 국내에도 미쉐린(미슐랭)가이드 별점을 받은 레스토랑들이 탄생했다. 그중 한 곳인 M업체의 주방에서 일했던 보조셰프가 플레이팅에 합류했다. 장 대표는 "셰프들이 새롭게 만들어낸 메뉴가 전체의 절반이 넘는 40여 개나 된다"고 설명했다. 식자재도 남다르다. 장 대표는 "좋은 식자재·레시피·조리기술 등 3요소가 잘 어우러져야 비로소 좋은 음식이 탄생한다"고 말했다. 얼마 전부터 농장과 직접 계약해 우수한 식자재를 공급받고 있다. 장 대표는 "2019년까지는 모든 식자재를 유기농으로 바꿀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달시간의 마지노선인 '30분'도 플레이팅에선 철칙이다. 아직 서울 강남·용산, 경기 분당 등 일부 지역에서만 시행되고 있지만 자체 배달직원 '캡틴'을 운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경기도권에서 시행하는 택배 배송(냉동·냉장 방식)도 다음달부터 전국으로 확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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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내 외식업시장은 연 80조원. 이중 배달음식시장만 15조원에 달한다. 플레이팅이 겨냥하는 가정 간편식시장은 질 좋은 음식을 집에서 간단히 조리해먹는 분야로 2조5000억원에 이르는 작지 않은 규모의 시장이지만 무한경쟁이 펼쳐지는 '레드오션'이기도 하다. 플레이팅은 대기업 못지않은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 구축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장 대표는 "플레이팅은 메뉴개발, 조리, 주문접수, 배달, 고객관리, 유통, 판매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이 자체 시스템으로 통제된다"고 설명했다. 주문 데이터를 분석해 날씨·요일 등에 따른 주문 수요를 예측하고 조리량을 조절한다. 장 대표는 "인공지능 통계 프로그램을 통해 실시간 판매 추이를 기반으로 음식 폐기율을 1%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달음식의 '신기원'을 이뤄낸 플레이팅의 발단은 미국 실리콘밸리 출신 장 대표의 이력이 말해준다. 장 대표는 미국 투자회사 글로벌인다우매니지먼트(GEM)에서 5조원에 달하는 자산을 굴리며 실리콘밸리 스타트업들에 대한 투자심사 애널리스트로 활약하던 인물이다. 성공적인 창업 경력도 있다. 스마트폰 잠금화면에 뉴스나 광고를 싣는 스타트업 '로켓(Locket)'을 창업한 뒤 매각까지 순조롭게 일궈낸 창업가다.

플레이팅은 지난해 매출액 7억원을 올렸다. 올해는 25억~30억원을 내다보고 있다. 자영업자들의 무덤으로 불리는 요식업시장에서 창업 2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플레이팅의 최종 목적지는 미국 최대 배달주문 업체인 '블루에이프런'. 장 대표는 "농장에서 식탁까지 최고의 음식을 제공하는 국내 최대 '팜투테이블' 업체로 키우고 싶다"고 밝혔다.

전문가 평가
1인가구 시대 적합…규모경제로 비용절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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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팅의 사업에 대해 스타트업 전문 심사역들은 전반적으로 "새 시장이 존재하는 분야"라고 평가했다. 소프트뱅크벤처스 심사역은 "1인 가구 중심의 간편식 수요 증가 트렌드와 잘 부합하는 사업"이라며 "시장 기회는 꾸준히 생겨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심사역은 "기존 배달 서비스 대비 확장성과 완성도는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새로운 시장은 경쟁 서비스가 등장할 가능성이 상존하니 지속가능한 서비스일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플레이팅은 팀 구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소프트뱅크벤처스 심사역은 "스타트업 경험이 있는 최고경영자(CEO)와 해당 분야에서 전문성이 명확한 셰프로 팀 구성이 알차게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본격적으로 규모가 커지면 회사의 대처가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나은행 심사역은 "회사를 키워나가려면 균형 잡힌 노력이 있어야 한다"면서 "규모의 경제를 통한 원가 절감, 배달 프로세스의 최적화, 단계별로 적절한 자금 조달 등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은행 심사역은 "고객의 선호를 분석해 타깃 마케팅을 통한 새 수익모델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임성현 기자 /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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