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고 빽 없는 대학생들을 위한 창업대회…승자는 누구

대학생 창업대회 `청출창업` 참관기

  • 신현규
  • 입력 : 2017.08.21 14:18:25   수정 : 2017-08-21 14:4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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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창업동아리 챔피언스리그 '청출창업'에 참가한 대학생 창업자들 [사진 출처 :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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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대학교 창업동아리에서 예비 스타트업을 위해 모인 학생들이 지난 8월 18일 서울시 마포구 서울창업허브에서 '창업' 왕중왕을 가렸다. 재단법인 여시재와 서울시, 대학생 창업 연합동아리 ’SOPT’에서 민·관·학 합동으로 주최한 창업동아리 챔피언스리그 '청출창업' 이야기다.

우승한 예비 창업 대학생 한 팀은 재단법인 여시재에서 3000만원의 상금과 함께, 서울시에서 창업허브 내 협업 공간을 제공받는다. 또 본격적인 스타트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육성프로그램의 지원도 받는다.
이종인 여시재 부원장은 "청년들에게 창업을 위한 힘을 주기 위한 것이 이번 대회의 취지였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챔피언스리그를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는 어떤 예비 창업자들이 톡톡 튀는 아이디어들을 내놓았을까? 우승팀 '인사이더스(Insiders)'가 제출한 아이디어 '여우더'를 비롯해 최종결선에 오른 10개 팀의 발표 내용을 간략히 소개한다.

'여우더'

연세대학교와 고려대학교 대학생들이 주축이 된 창업학회 '인사이더스'가 만든 '여우더'는 여성들이 화장을 고치는데 겪는 불편함에 착안했다. 콘서트장, 여의도 한강공원, 축제, 야구장 등에서 여성들이 화장을 고칠 수 있는 공간은 그야말로 '화장실'밖에 없다. 그러나 문제는 사람들이 붐비는 곳에서는 화장을 고칠 공간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여우더'는 화장을 고치는 공간(파우더룸)을 따로 제공한다. 일본에서는 도쿄를 중심으로 정부가 파우더룸 설치를 진행하고 있고, 중국에서는 부족한 여성화장실을 늘리기 위한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여우더'의 아이디어에 힘을 더하는 부분이다.

'여우더'는 지난 6월, 7월 두달간 공원과 축제에서 시범운영을 한 결과 약 200만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 관리인원들을 고용하여 파우더룸의 청결과 질서를 유지했다. 축제 주최 측과 협상을 해 보니 만족도도 높았다. 행사를 주최하는 측이나 서울시 시설관리공단 등에서 구지 파우더룸 설치를 제도화할 이유가 없는 이유는, '여우더'가 더 효율적인 관리와 설치 노하우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들 대학생들의 설명이자 주장이다. 사업모델은 특정 고객층을 대상으로 한 파우더룸 내부의 오프라인 광고와 페이지를 통한 온라인 광고, 그리고 자체 개발이 진행 중인 휴대용 화장대 판매, 마지막으로 행사 주최측을 대상으로 한 파우더룸 운영수익 등이다.

'고파운더'

스타트업을 만들겠다는 아이디어가 있다 하더라도 마음에 맞는 팀을 구성하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돈을 모으거나, 제품을 만들거나, 연구개발을 진행할 때 모든 시작은 '사람'이다. '고파운더'는 같은 뜻을 가진 스타트업 공동창업자들을 만날 수 있는 인터넷 공간이다. 자신의 약력을 올리고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을 발견할 수 있다. 창업경험이 2회 있는 하봉안 씨 등 4명의 창업동아리 멤버들이 '고파운더'라는 이름의 플랫폼 개발을 이미 마쳤고 gofounder.net을 통해 접속할 수 있다. 프로젝트를 알려서 팀 빌딩을 할 수 있는 '고프로젝트', 등록된 프로필을 기반으로 사람을 검색해 볼 수 있는 '고피플'을 비롯해 정보와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커뮤니티 피드' 등의 메뉴가 있다. 기본적으로 링크드인(Linked-in)과 유사한 서비스 플랫폼이지만 스타트업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특화된 포인트가 있다. 사업 제휴사와 광고, 사용수수료 등을 수익모델로 계획하고 있었다.

'유버'

옷걸이에 옷을 걸어두면 자동으로 탈취, 살균, 다림질까지 되는 '스타일러' 시장이 확산되고 있다. '유버'라는 아이디어를 들고 나온 대학생들은 인체에 무해한 파장대의 LED 조명으로 살균, 탈취, 건조가 가능한 옷걸이를 들고 나와 주목을 받았다. 아직 제품이 개발완료되지는 않았지만, LED와 송풍기 그리고 블루투스 기능을 옷걸이에 탑재시키겠다는 아이디어는 많은 주목을 받았다.

'수학폭탄'

대학생 6명으로 구성된 '와이'라는 창업동아리는 '수학폭탄'이라는 아이디어를 들고 나왔다. 수학 문제를 기반으로 자동오답노트를 만들어 주고, 취약한 문제의 유형을 분석해 주는 한편, 유사문제를 추천하는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알고리즘이다. 수학 과외교사들이 실제로 밟는 패턴들을 그대로 밟아주는 앱인 셈이다. 이들 창업동아리는 이 알고리즘을 개발하기 위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낸 수학능력시험 기출문제와 교육청의 모의고사, 사관학교의 기출문제, 경찰대학교의 기출문제 등을 분석했다. 문제를 유형화하는 작업부터 한 것이다. 또한 사용자인 학생들이 잘 틀리는 문제들을 유형별로 통계작업했다. 이를 통해 '이런 타입의 학생들은 A유형의 문제들을 추천해 주면 80%의 개선효과가 발생한다'는 빅데이터 연관관계까지 만들었다.

'알파카'

대학생 동아리 '캐치탤런트'는 운전습관을 파악하고 교정하는 모바일 앱 프로그램 '알파카'를 선보였다. 차량을 운전하기 시작할 때와 운전이 끝났을 때만 조작하면 되는 방치형 게임 등을 통해 스스로 운전습관을 분석하게 하고 나쁜 습관을 교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 아이디어의 골자다. 또한 주행 중인 도로의 위험도를 표시해 주기도 하고, 주행기록을 관리해 주며 보험특약에 가입된 정보도 보여주는 앱 프로그램이다. 초기에는 운전자로부터 습관을 교정하는 것을 바탕으로 일정부분 수수료를 받는다는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으며, 사용자들의 데이터가 어느 정도 쌓이면 보험사와 계약하여 DB이용료 등으로 B2B 매출을 일으킨다는 계획이다.

'5 to 7'

우리나라에 우울증 환자는 60만명이다. 그러나 실제로 밝히지 않는 우울증 환자는 훨씬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창업동아리 '오투세븐'은 우울증 환자들이 자신을 떳떳이 드러낼 수 있도록 자신만의 악세사리를 만들 수 있게 하는 아이디어를 갖고 나왔다. 꽃(생화)을 프리저브드 플라워 형태로 바꾸어서 팔찌, 목걸이, 귀걸이 등으로 가공하게 하는 DIY 키트가 이 동아리의 상품이다. 현재 우울증 치료약은 수천가지 나와 있지만 중독성, 부작용(수면장애), 높은 비용 등의 문제점들을 안고 있다. 그러나 스스로 악세사리를 만들게끔 하면 꽃을 보는 동안 정서적 치료가 되는 한편, 이를 착용하고 바깥에 나가고 싶어하는 욕구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 동아리는 현재 임상센터를 통해 DIY키트의 실효성에 대한 임상연구를 실시하고 있다.

'스누즈'

잠이 부족한 현대인들을 위해 대학생 창업동아리 '마루'에서는 중고버스를 매입해서 내부 공간을 개조한 다음 수면공간으로 대여해 주자는 아이디어를 내놨다. 중고 대형버스 내부에 13~14개의 침대를 넣어서 도시 내 현대인들이 잠시 쪽잠을 자고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는 생각이다. '스누즈' 앱도 만들어서 실시간 버스 위치도 확인하고 잔여침대 수도 확인해 예약들을 할 수 있게 하겠다는 계획과 아이디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유사한 버스 속 프리미엄 침대 서비스들이 등장하고 있기도 하다.

'소수결'

심리학과와 마케팅·경영학과 출신들로 구성된 '소수결' 팀은 황사 등으로 고통받는 현대 도시인들을 위해 휴대가 편리한 마스크를 제조하려 하고 있다. 이 팀이 실제로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해 보니 마스크를 사용하는데 있어서 가장 불편한 점은 휴대성이었다. 보관하기 불편하고 휴대하기 힘들다는 점이 마스크 사용의 단점이었던 것이다. 이를 개선하면 많은 사람들이 편리하게 마스크를 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소수결 팀은 후크나 버클 타입으로 손목에 찰 수 있는 마스크를 디자인했으며 실제 개발하려 하고 있다.

'파이터'

대학생 동아리 '빛좋은 살구' 팀은 헬스장에서 같이 운동할 매니지먼트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목적에 맞는 운동 커리큘럼을 짜 주고 운동스케쥴도 관리해 주며, 같이 운동할 수 있는 파트너들을 매칭해 주는 서비스다. 현재 비슷한 앱들이 시중에 많이 나와 있지만 이 팀은 B2B를 통한 사업모델을 지향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블랙박스'

영유아들이 흔히 겪는 짱구머리를 해결해 줄 수 있는 배개의 디자인과 시제품 특허를 가져온 대학생 창업동아리 팀이다. 약 6차례의 시제품 개발과 보완과정을 거쳐 현재 공기를 주입해 유압식으로 아이의 머리를 주기적으로 굴려주는 배개를 만들었다. 창업동아리 멤버인 현재훈씨가 개인적으로 특허를 출원하였으며, 국내 소아과 병원 일부에서 효과에 대한 유효성을 인증받기도 했다. 월 2만원 가량에 배개를 렌탈해 주는 비즈니스 모델을 꿈꾸고 있다.

[신현규 기자 / 미라클랩 투자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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