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실리콘밸리선 가상화폐 발행해 투자금 유치

"곧 비자카드 대체" 주장…AI·AR 솔루션도 속속 등장
유니콘 기업은 감소 추세…투자자들 불안감은 커져

  • 손재권
  • 입력 : 2017.09.24 17:33:48   수정 : 2017-09-24 20:3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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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t's 스타트업 / (51) 스타트업 트렌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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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ICO 계획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많은 참석 바랍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막을 내린 세계 최대 스타트업 축제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2017'에서는 이처럼 가상화폐공개(ICO)를 선언한 스타트업이 10곳이나 됐다. 가상화폐 이더리움 창업자 비탈릭 부테린은 "앞으로 수년 안에 블록체인 기술과 이더리움이 비자카드를 대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테크크런치 디스럽트로 본 올해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핵심 트렌드는 블록체인 기반 가상화폐(암호화폐)의 급속한 성장이다. 지난해에는 자율주행차가 최대 화두였다. 올해는 주식거래시장 상장(IPO)이 아닌 블록체인 기반 화폐(코인)를 발행해 신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뜻하는 ICO가 핫 키워드가 됐다. 올 상반기에만 스타트업들이 ICO를 통해 12억7000만달러(약 1조4408억원)의 자금을 유치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실리콘밸리 최대 액셀러레이터(신생기업 육성·투자사)인 Y콤비네이터(YC)의 샘 올트먼 창업자는 "지금 ICO는 거품(버블)이 끼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블록체인은 잠재력이 크며 이를 활용해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방법을 민주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AI)은 기반 기술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이에 따라 AI 기술 자체가 아니라 이를 활용한 기업용 소프트웨어(SW) 기업이 올해부터 속속 등장하고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올해 테크크런치에 등장한 AI 관련 스타트업과 기업용 SW 기업도 대부분 머신러닝, 딥러닝 등 AI 기반 기술을 활용해 특정 분야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 기업들이었다. '크레디빌'이라는 기업은 AI로 일자리를 찾는 기술을 들고 나왔고, '위저'라는 스타트업은 AI 기술로 소비자 피드백을 추적하는 솔루션을 선보였다.

증강현실(AR) 기술은 스타트업들 핵심 키워드다. 애플이 최근 발표한 아이폰X에서 AR 기술을 채택하면서 이 분야 스타트업 '붐'이 일고 있다. 올해 테크크런치에서도 AR를 이용한 내비게이션, TV용 플랫폼, 비디오 데이트, 어학 서비스 등이 나와 눈길을 사로잡았다. '파크레인저'라는 회사는 AR를 이용해 교통 위반을 하지 않게 해주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선보였다.

이처럼 스타트업의 도전은 계속되고 있지만 1년 미만 창업 기업 수와 투자 유치는 줄어들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스타트업 슬럼프가 경제를 어렵게 하고 있다'는 기사에서 미국 통계청 자료를 인용해 "2015년 총 41만4000개 기업이 형성됐는데 이는 경기 침체가 시작되기 전인 55만8000개보다 훨씬 줄어든 수치"라고 보도했다. 유니콘 기업(기업가치가 10억달러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 증가 속도도 둔화하고 있다.
올해 128개 유니콘 기업 중 '조본' 등 8개 기업이 파산 등으로 퇴장해 현재 120개사뿐이다. 유니콘 기업들 추가 투자 유치도 2014년 144건에서 지난해 68건으로 급감하는 추세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에서 창업 기업 수가 감소하고 있다는 것은 '경제 적신호' "라며 "혁신 기업들의 시장 지배력이 커져 스타트업의 새로운 비즈니스가 기존 업체와 경쟁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스타트업 데이터를 수집하는 피치북은 "스타트업 투자가 둔화한 한 가지 이유는 투자자들이 수익을 실현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현재 미국의 유니콘 기업 평균 연차는 9년에 달하는데, 갈수록 출구가 없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리콘밸리 = 손재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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