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세상을 준비하는 메신저 플랫폼

<최형욱의 IT 차이나·유럽>

  • 최형욱 주한핀란드 무역대표부 수석상무관
  • 입력 : 2018.01.05 17:08:22   수정 : 2018-01-05 17: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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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을 꼽으라면 너무도 당연하게 대다수는 메신저를 얘기할 것이다. 스마트폰 시대에 문자 메시지의 대체제로 꼽혔던 메신저 서비스는 그러나 언젠가부터 단순히 문자를 전달하는 기능 이상의 것들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가장 대표적인 메신저인 카카오톡만 보더라도 이제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것 뿐만 아니라 친구에게 생일 선물을 하거나 음식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고 현지에서 재배되는 농산물을 직거래로 구매하거나 미장원을 예약할 수 있는 등 다양한 오프라인 서비스를 탑재한 또 하나의 O2O서비스 플랫폼으로서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카카오는 카카오페이라는 지불 서비스까지 갖춤에 따라 문자 전달용 메신저나 O2O서비스 제공 수준이 아닌 새로운 메신저 플랫폼의 꿈을 꾸고 있다.
자신만의 세상 만들기를 시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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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위챗 내에서 구동되는 서비스들 [사진 출처 :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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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카카오톡의 진화 과정을 보면 그와 유사하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다른 메신저 앱이 떠오른다. 바로 중국의 텐센트가 만든 위챗이다. 지난 2011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위챗은 사실 카카오톡보다 늦게 시작한 서비스다. 당시 텐센트는 QQ메신저라는 PC용 메신저 서비스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모바일 시장이 확대되고 통신사를 통해 건당 결재를 해야하는 문자 서비스 비용에 대해 부담을 느낀 모바일 소비자들을 주요 대상으로 삼고 QQ와 별도로 만든 것이 바로 위챗이다. 지금의 위챗을 보면 가장 막강한 기능 중 하나인 위챗 페이를 중심으로 중국인이 생활하는데 필요한 거의 모든 부분들을 해결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서비스들이 메신저 플랫폼 안에 들어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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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중국내 모바일 페이 및 전자 신분증 사례 [사진 출처 :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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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면 길거리의 노점상에서 지불하는 돈에서부터 레스토랑의 지불 수단, 음식 배달이나 식재료 배달, 물품의 구매에서 전기와 수도세 같은 공공 서비스 지불, 모바일 폰의 요금 충전, 우리에게 익숙한 공유 자전거의 사용, 철도와 비행기 티켓 구매, 디디와 같은 택시 호출, 영화 티켓 구매, 호텔 예약 등 정말 생활에 필요한 거의 모든 것들이 메신저와 그 안에 있는 페이먼트 기능과 연동해 새로운 생활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 여기에 한 걸음 더 나아가 최근에는 광저우를 중심으로 한 전자 신분증을 위챗에 탑재해 신분증의 역할까지 할 수 있도록 기능을 확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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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위챗내 샤오청쉬 실행 모습, 중국 여성 패션 전자 상거래 ‘모구지에’ 실행 모습 [사진 출처 :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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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보다 더 주목해야 할 부분은 미니 앱이라 불리는 ‘샤오청쉬’다. 쉽게 설명하면 스마트폰에 필요한 서비스의 앱을 별도로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 위챗 메신저 플랫폼내에서 구동이 되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말 그대로 앱안의 앱인 것이다. 물론 이전에도 다양한 서비스들이 위챗 페이와 연계돼 메신저 플랫폼 위에 올라타고 있었지만 단순한 연동과 결재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준의 한계로 플랫폼내에 입점한 기업들의 커스터마이징이나 차별화 기능 요구를 들어줄 수 없었다. 하지만 메신저 플랫폼을 하나의 작은 운영체제처럼 만듦으로써 그 안에서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앱을 만들어 설치하게 하고 자신만의 기능을 넣음으로써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기회를 추가적으로 얻게 된 것이다. 물론 이같은 인앱 서비스(앱안의 앱)를 통해 소비자들은 이전보다 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고 선택할 수 있게 됐고 이를 연동한 페이먼트의 결재 서비스를 통해 메신저 플랫폼 업체는 추가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위챗의 변화를 보면 최근 발표된 카카오톡의 롯데 씨네마 예매 서비스나 캐시노트와 같은 서비스들이 떠오르게 된다. 물론 카카오톡 플러스 서비스 부분이나 카카오페이와 같은 서비스들이 과거 출시됐을 때를 감안하면 메신저 앱 서비스 자체의 시작은 카카오톡이 먼저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를 활용한 플랫폼 비즈니스는 중국의 위챗이 항상 빨랐다. 더구나 인앱 서비스는 카카오톡이 이제 시작인 단계라고 한다면 위챗은 이미 작년에 다양한 기업들을 모집하고 이를 궤도에 올리기 위해 집중하는 단계다. 말 그대로 한국의 카카오가 중국 텐센트의 위챗을 벤치 마킹하는 양상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이 부분은 2015년 컨퍼런스에서 카카오의 김범수 의장이 “3년전만 해도 중국 최고 정보 기술 회사 간부들이 모바일의 미래를 배우기 위해 카카오를 방문 했는데 1년전 중국을 가 보니 이미 우리를 앞서 있더라”라는 언급을 하며 암시된 바 있다. 김 의장은 중국의 서비스가 카카오를 앞서 있음을 인정했고 이때 이후로 카카오는 해마다 중국의 새로운 서비스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시장 조사단을 파견하는 등 앞선 부분들을 배우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기서 언급된 김범수 의장이 말한 1년전은 2014년으로 위챗이 위챗 페이를 선보이고 신년에 홍바오(중국의 구정 기간에 빨간 봉투에 돈을 넣어 선물하는 풍습으로 위챗은 이를 모바일 페이먼트 서비스로 선보임)라는 서비스를 통해 모바일 페이먼트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던 해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러한 개인간 송금은 개인과 기업간 또는 서비스와 서비스간의 송금과 결재로 확장됐고 지금 위챗의 새로운 모바일 플랫폼을 만드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한국형 메신저 플랫폼은?

최근 카카오톡 역시 단순한 메신저 앱이 아닌 하나의 메신저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노력중이다. 그리고 이미 일부 O2O서비스를 비롯한 다양한 서비스들을 탑재하고 있다. 하지만 카카오의 서비스들 중 상당수는 다른 외부 업체들이 들어와 참여하기 보다는 카카오가 스스로 사업화해 만드는 부분이 많아 보인다. 말 그대로 진정한 의미의 플랫폼이라기 보다는 과거 대기업들의 모습에서 봐왔던 계열사 확장의 모습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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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카카오와 위챗 서비스 비교 [사진 출처 : 매경DB]
하지만 각각의 서비스에는 그 서비스만이 가진 DNA가 있고 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해당 서비스 종사자들의 전문적 지식들이 필요하다. 결국 카카오 자체도 경쟁력을 키우고 그 안에서 제공되는 다양한 서비스들도 함께 경쟁력을 가지려면 카카오가 자체적으로 서비스를 만들고 운영하기보다 이미 잘 운영되고 있는 다양한 업체들과 협력해 카카오 메신저 플랫폼 위로 자발적으로 들어오게끔 하는 부분이 중요해 보인다. 위챗의 샤오청쉬 같은 인앱 서비스가 더욱 도드라지는 이유다.

물론 지난 1년간의 샤오청쉬에 대해 중국 소비자들이나 개발자들은 다소 냉랭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기존에 제공되는 앱을 통한 서비스 대비 개인 맞춤형 추천이나 검색의 제한 등 여러 단점들이 나타나고 있다. 개발자들 역시 개발을 위한 개방성 정도나 기존 앱과의 호환 문제, 그리고 샤오청쉬 자체의 기능에 대한 제한 등의 단점을 문제 삼으며 발표 초기 대비 호응도는 많이 떨어진 상황이다.
하지만 메신저가 좀 더 폭넓은 개념의 플랫폼으로 발전하려면 인앱 서비스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게다가 카카오는 이번에 발표한 롯데 씨네마와 같은 채널 서비스들이나 캐시노트처럼 더 진화한 인앱 서비스들이 있지만 위챗이 공개한 샤오청쉬 수준에는 아직 미치지 못한다. 기업들이 카카오 톡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활용하면서 자체 서비스를 커스터마이징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카카오가 위챗의 샤오청쉬에서 드러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해결책들을 포함해 생태계내의 기업들에서 조금 더 확장되고 열린 플랫폼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 향후 글로벌 플랫폼 경쟁에서 우위를 갖추는 필수 요소일 것이다.

[최형욱 주한핀란드 무역대표부 수석상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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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업무 경험을 바탕으로 중국 IT와 업체 그리고 유럽 IT를 분석한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 재직하다 중국 장강경영대학원을 거쳐 현재 핀란드 무역대표부에서 ICT 담당 수석 상무관으로 재직하고 있다. 서울 창조경제혁신센터 멘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