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녀 캐릭터 ‘이매진 걸스’ VR 시장 깨울까

<정덕영의 VR월드>

  • 정덕영 클릭트 대표
  • 입력 : 2017.06.26 17:43:59   수정 : 2017-06-28 09: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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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VR) 컨텐츠 보급에 있어 성인물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예측은 이제 모두가 부정하지 않는다. 과거 소니 베타와 VHS연합의 미디어 전쟁이 포르노 업계의 VHS 지지로 끝났다는 얘기는 식상할 정도다.

이런 사명을 등에 업고 많은 업체가 다양한 도전을 하고 있다. 360도 파노라마 촬영 방식이 가장 일반적인데 새로운 장비와 소프트웨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데다가 배우, 촬영 스텝 등 기존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컨텐츠의 생산이 빨라 대중화에 가장 먼저 성공하는 VR 컨텐츠가 되지 않을까 예상한다.
성인 VR 시장에서 가장 많은 시도가 일어나고 있는 곳은 일본이다. 성적인 컨텐츠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개방적인 나라중 하나인만큼 360도 VR 영상등을 진행하는 기존 성인물 업체 외에 일반 개인, 인디레벨에서 수 많은 시도가 진행중이다. 이 중에서 특히 두드러지는 시도는 바로 이매진 걸스다.

VR전용 미소녀 플랫폼 ‘이매진 걸스’

일본은 전세계에서 저작권법 적용이 가장 강력한 나라이지만 이와 동시에 저작권과는 관계없는, 팬들의 파생작인 동인지의 축제 ‘코미케’가 어마어마한 규모로 열리는 나라이기도 하다. 강력한 저작권법 이면에 그와 무관한 별개의 활동도 활발하게 이뤄진다는 점이 특징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이 바로 MMD다. 사실상 오픈소스인 3D CG 동영상 제작 플랫폼으로 좋아하는 캐릭터를 3D 모델링으로 제공하고 에니메이션등을 공유하며 컨텐츠를 스스로 만들고 나누고자 하는 이들에게 제작비가 크게 들지 않는 플랫폼이어서 상당히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이같은 시도가 VR에서도 행해지고 있다. 성인 VR 컨텐츠를 유통하는 이매진VR이라는 회사가 예쁜 여자 케릭터를 3D로 만들어서 VR컨텐츠 한정으로 공용으로 쓸 수 있도록 저작권을 개방했다. 이를 통해 대중적인 캐릭터 개발이라는 장벽을 뛰어넘어 많은 사용자들이 자발적으로 VR 컨텐츠 개발에 뛰어들 것이라 본 것이다. VR의 보급도 가속화하고 해당 캐릭터를 사용하는 컨텐츠를 자사 유통망을 통해 제공함으로써 성공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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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사진 출처 : 이매진V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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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만들어진 3D 미소녀 캐릭터가 바로 이매진 걸스다. 뛰어난 2D 디자이너가 캐릭터를 디자인하고 캐릭터의 특징을 살려 3D로 모델링해 선호 연령대별로 3명의 미소녀 캐릭터가 만들어졌고 다양한 복장과 포즈 등이 제공됐다.

성인 VR 컨텐츠를 만들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캐릭터를 스스로 만들 필요 없이 이매진 걸스의 캐릭터를 이용해 창작욕을 불태울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나아가 유통까지 책임져 주는 것이다. 이매진VR은 소니 PSVR에 컨텐츠 제공 계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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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이매진VR이 만들어넨 3명의 미소년 캐릭터 [사진 출처 : 이매진V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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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원화 형태로 구상된 이매진VR의 미소녀 캐릭터 [사진 출처 : 이매진V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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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이매진VR의 미소녀 캐릭터는 사용자들에 의해 3D로 재구성된다 [사진 출처 : 이매진V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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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텐츠 검열로 얻는 손익, 엄밀히 따져봐야

비단 VR컨텐츠 뿐 아니라 일본의 자발적인 컨텐츠 제작은 하나의 거대한 하위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이런 발상이 어떻게 가능할까 싶을 정도로 독특한 컨텐츠를 만들어 내는 저력은 혼자 좋아하는 데데서 그치지 않고 서로 모여 의견을 듣고 얘기를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커뮤니티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일본의 문화 컨텐츠를 제작하는 개인들을 만날 때 마다 부러움을 느끼는 지점이다.

그러나 문화가 가진 파워는 다양성이 보장받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최근 중국의 연예예능 프로그램이나 드라마의 퀄리티가 급상승했으며 실력있는 한국 컨텐츠 제작자들을 빨아들여 만들어 내고 돈도 아끼지 않는다는 소식이 심심찮게 들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괜찮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우리가 현재 중국이 겪고 있는 검열의 시대를 뚫고 살아온 기억이 온몸에 남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검열당하고 스스로 검열하는 상황에서 문화와 컨텐츠는 결코 질적으로 성장하지 못한다.

우리나라의 노래, 드라마, 연예 프로그램의 수출이 세계 3위로 올라선 배경에는 김대중 대통령 때의 문화컨텐츠 검열 폐지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이는 VR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VR의 부흥기를 준비하며 한번쯤 생각해봐야 할 주제다.

[정덕영 클릭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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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게임 업계에서 활동했던 컴퓨터그래픽(CG) 전문가로 대종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우연한 기회에 오큘러스 리프트 DK1을 접한 뒤 VR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고 모바일과 VR을 접목한 솔루션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삼성 기어VR의 런칭 타이틀인 경주 VR 뮤지엄, 일본 미토 미술관의 세계 첫 워킹 VR 전시인 블라인드 퍼스펙티브 등을 제작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