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외환시장의 데자뷰?

<안명호의 인공지능과 미래금융>

  • 안명호 딥넘버스 대표
  • 입력 : 2017.09.11 16:24:30   수정 : 2017-09-11 18: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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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자산의 관점에서 볼 때 가상화폐의 미친듯한 변동성은 투자자에게 천사와 악마라는 두가지 얼굴을 동시에 보여주고 선택을 강요한다. 강요에 의한 것이 아니라 내가 그 무엇에 이끌려 선택한 것이라면 그 책임은 고스란히 나에게 있음은 불변의 사실이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보다 현명하게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할 것이며 그 결실로 천사의 달콤한 미소를 보고 싶어할 것이다.

그러나 가상화폐라는 금융자산은 아직까지 역사가 짧고 널리 공개된 투자방법이 확립돼 있지 않다.
이럴 경우 다른 금융자산에 사용하는 방법을 적용해보는 것도 책임 범주 내에 있다면 현명한 선택 방법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주식에서 사용하는 투자방법들은 가상화폐에 적용할 수 있을까?

주식투자에 사용하는 방법은 편의상 3가지 방법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기술적 분석에 의한 방법, 그리고 가치 분석에 의한 방법, 마지막으로 그외의 방법들이다. 주식투자에 관심이 있다면 주가자체의 움직임을 보고 투자하는 기술적 분석과 가치 분석이 가장 일반적인 방법임을 알고 있을 것이다.

이 중 가치 분석은 워렌 버핏이라는 걸출한 투자가를 통해 명성을 얻은 방법으로 국내외 주식투자가 중 이 방법을 이용해 훌륭한 투자실적을 올린 사람들이 많다. 그만큼 검증된 방법이라 할 수 있으며 기관투자가들이 애용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렇듯 성공적인 주식투자 방법인 가치 분석을 가상화폐에 적용할 수 있을까? 하지만 안타깝게도 적용 자체가 불가능하다. 가치 분석의 핵심인 펀더멘털이 가상화폐에는 없기 때문이다. 펀더멘털은 기업의 기본적 가치를 뜻하는 말이지만 가상화폐에는 모든 기업들이 영위하는 사업을 통한 가치 생성 과정이 없기 때문에 펀더멘털 자체를 평가할 수 없다. 그리고 이 사실이 많은 사람들이 가상화폐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게 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방향을 바꿔 생각해보자. 먼저 가상화폐의 특성을 살펴보고 현재 우리가 활용하고 있는 금융자산 중 가장 유사한 특성을 갖는 것을 찾아보도록 하자. 가상화폐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 펀더먼털이 없다.

· 상당수의 거래가 투기이다.

· 개인투자가가 절대 다수를 이룬다.

· 집중화된 하나의 시장이 없다.

· 전세계적으로 거래가 가능하다.

· 시장이 24시간 운영한다.

이와 비슷한 성격을 보이는 금융자산이 있다. 바로 외환시장(FX)이다. 전세계에 법정통화를 거래하고 교환하는 외환시장은 전세계적으로 거래할 수 있으며 하나의 집중화된 시장이 없으며 24시간 운영한다. 가상화폐와 비교적 유사한 특성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개인투자자들을 위한 인터넷 기반 트레이딩 서비스가 활성화된 이후로 거래량과 거래규모가 폭증해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금융시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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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외환거래 시장의 규모 [사진 출처 : 딥넘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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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시장의 중요한 특징의 하나는 거래의 80%가 개인에 의한 투기거래라는 점이다. 인터넷 외환거래 서비스를 이용해 누구나 손쉽게 외환거래를 할 수 있고 레버리지를 사용할 수 있으며 시장상황에 상관없이 수익을 낼 수도 있다. 주식과 다르게 몇천개 종목 중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고 단기적으로는 펀터멘털을 고려할 필요가 없어 오히려 주식보다 쉽게 느끼는 개인투자가들도 많다.

거래의 80%가 단기투기거래이기 때문에 펀더멘털이 거래에 미치는 영향은 국가의 파산 선언이나 이에 준하는 엄청난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크지 않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시가, 고가, 저가, 종가(OHLC)의 데이터를 이용한기술적 분석에 의거한 거래가 적합한 곳이라고 할 수 있다. 가상화폐시장도 외환시장과 비교적 유사한 특성을 가지고 있어 외환시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투자기법들을 가상화폐 시장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외환시장에서 활용되는 기법 중 인기있는 방법인 시간대분석을 이용한 투자방법을 한번 알아보자. 시간대분석을 이용한 투자방법은 외환시장에서 인기있는 전략이며 많은 헤지펀드들이 실제로 이용하고 있다.

외환시장은 24시간 운영되는 시장이고 전세계에서 참여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거래를 위한 시간대 선택이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어 다수의 투자가들이 활동하는 시간에는 거래가 활발해지고 그에 따라 가격이 강세를 보일 확률이 높고 반대로 대부분이 잠들어 있는 시간이라면 거래가 드물어 가격의 흐름이 강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많은 수의 시장 참여자들이 참여하기 전에 매수를 해서 적정시점에 매도를 하는 것은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

넬슨마켓플레이스가 선정한 세계최고의 펀드매니져중의 하나인 마크 바우쳐는 시장변동의 70%가 20%의 시간대에서 나타난다고 이야기 했다. 단기적인 투기목적으로 거래를 하던, 아니면 달러를 자국화폐로 바꾸기 위해 거래를 하던간에 거래를 하기 위한 사람들이 많이 모일수록 거래의 강도는 강해질 수 밖에 없고 이것이 트랜드를 만들어낸다.
이렇게 발생한 트랜드를 잘 골라 올라탈수 있다면 시장은 투자자에게 웃음을 안겨줄 것이다.

가상화폐 역시 24시간 운영되고 거의 모든 참여자가 투기거래를 목적으로 하고 있기에 외환시장에서 적용되는 시간대분석을 통한 투자 방법이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물론 이밖에도 참고할 만한 여러 방법들이 있다.

트레이딩으로 지속적으로 수익을 내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외환시장을 잘 살펴보고 연구하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안명호 딥넘버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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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에서 소프트웨어를 전공하고 일본 인텔 에셋 보드 멤버, 사이버르네상스 CTO 등을 역임했다. 통합전산센터 기술전문위원, 과제기획위원, 평가위원으로 활약했으며 딥넘버스라는 스타트업을 설립하고 인공지능기술을 금융에 접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