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의 미래가 궁금해?

<정덕영의 VR월드>

  • 정덕영 클릭트 대표
  • 입력 : 2017.05.17 16:44:47   수정 : 2017-05-23 09:5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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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VR은 미래에 뇌와 직접 연결하는 형태로 발전할 것이다 [사진 출처 : GIPHY]
가상현실(VR)은 최근 여러 상황과 맞물려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더딘 기기 보급, 투자 규모 축소, 정부 지원 감소 등이 한꺼번에 겹친 탓이다. 혹자는 수년전 3D 티비의 소멸을 이야기하며 VR도 3D TV와 같은 길을 걸으리라 예견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VR의 미래가 밝다고 보고 있다.
다양한 기술의 집합체임과 동시에 인간의 오감을 채워주는 첫 미디어이기 때문이다. 하나씩 짚어보자.

모든 기술을 끌어들이는 ‘첨단 기술의 용광로’ VR

3D티비는 그 자체로 이미 완성된 기술이다. 기본 원리는 무려 1830년대부터 등장했다. 기술의 발전에 따라 매체가 인화지, 필름을 거쳐 유기발광다이오드(LED)로 바뀌었을 뿐 개념적으로 더 발전할 여지가 없는 기술이다.

반면 VR은 3D 티비가 발전해 등장한 것도 아니고 상위에 위치한 기술도 아니다. 이제 막 첫 발을 뗀 새로운 기술이다. 그렇기에 부족한 부분이 너무 많은, 아직은 불완전한 기술이다. 그리고 이 부족함이 많다는 것이 VR발전의 핵심이다. 다양한 기술적 발전 요인이 상존하고 있으며 또 여러 기술을 흡수해 다른 형태로 진화함으로써 시장의 요구에 대응할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욕망을 부르는 VR의 부족함이 곧 발전의 원동력

지난 2012년 출시된 오큘러스 리프트 DK1은 모두에게 놀라움을 줬지만 동시에 욕구 불만도 선사했다. 바로 낮은 해상도와 고정 시점 때문이다. 이러한 욕구불만은 후속 버전인 DK2에 이르러 책상 정도 크기의 위치 이동을 가능케 하는 위치 추적기능의 추가와 더 높은 해상도 제공을 불러 왔지만 동시에 또 다른 욕구 불만, 즉 내 손을 보고 싶다와 방정도 크기의 위치 추적은 됐으면 하는 욕구를 야기시켰다. 결국 HTC의 바이브에 이르러 두개의 콘트롤러와 룸스케일의 위치추적 디바이스가 등장했다.

그러나 사용자들의 욕구는 끝이 없다. 이제 내 발과 몸 전체를 보고 싶다는 욕구는 노이톰(Noitom)의 모션캡처 장비의 시장 진입을 독촉했으며 더 높은 해상도, 더 높은 처리능력의 욕구를 불러 일으켰다. 조만간 촉각 피드백도 등장할 것이다.

이처럼 VR은 인간의 채울수 없는 욕구를 끝없이 자극하고 타 기술 분야의 엔지니어들로 하여금 빈틈을 메워 부자가 되려는 욕망을 불러일으켜 시장 참여를 부추기고 있다. VR내부에서 혁신이 일어나는게 아니라 외부에서 혁신을 강요하는 형태의 발전을 이뤄 나가고 있는게 현 VR의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욕구는 근본적으로 뇌에 직접 정보를 주고 받기 전까지 충족될 수 없다. 결국 VR의 끝은 전뇌화를 향해 달려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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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VR 기기의 발전 방향 [사진 출처 :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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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만든 모든 미디어와 장자의 꿈까지

라스코 벽화에 동물들을 그린 이후 인류는 수많은 미디어를 계속 창조해 왔다. 문학은 인간에게 경험해 보지 못한 서사를 전달했다. 과거 인간은 문학을 통해 장대한 전쟁터를 경험했으며 신들의 다툼과 사랑을 배웠다. 음악은 그 자체가 시간과 공간성을 내제한 예술이며 미술, 영화나 게임등의 창작물들은 더 말할 필요 없이 가상의 경험을 전달해 주는 예술들이다.

인간의 모든 창작활동은 결국 큰 의미에서 다른 현실을 전달해 주고자 한 욕망의 표현이자 결국 큰 개념에서 가상현실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들은 모두 간접 경험에 머물러 있었다.

VR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인간의 예술을 직접 경험으로 전달할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최초의 기술이다. 이러한 미디어는 이전까지 오로지 인간의 ‘꿈’ 외에는 없었다. 구글의 새로운 VR 플랫폼의 이름이 데이드림(DayDream), 즉 일장춘몽이라 명명된 것은 그래서 의미심장한 부분이다. 구글이 장자를 알고 있었을까?

인류는 유사이래 처음으로 경험을 타인에게 직접 전달할 수 있는 미디어의 단초를 손에 넣었다.
비단 게임뿐 아니라 오히려 교육에 있어 막강한 효과를 발휘할 미디어로서의 VR의 의미, 그것은 경험의 직접 전달이다. 인류가 과연 이 매력적인 미디어를 포기할 수 있을까? 여기에 외부의 기술들이 몰려 들어와 강제적으로 발전을 거듭하는 기술이 과연 쉽게 사라질 수 있을까?

VR의 미래를 단지 아이폰 이후 등장한 스마트 폰 앱스토어 제2차 전쟁 정도로 이해해선 안된다. 진정한 VR시대의 시작은 오히려 지금의 오큘러스 리프트나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VR, 기어 VR 등이 다 망하고 난 후부터 시작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우리는 그 뒤를 준비해야 한다.

[정덕영 클릭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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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게임 업계에서 활동했던 컴퓨터그래픽(CG) 전문가로 대종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우연한 기회에 오큘러스 리프트 DK1을 접한 뒤 VR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고 모바일과 VR을 접목한 솔루션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삼성 기어VR의 런칭 타이틀인 경주 VR 뮤지엄, 일본 미토 미술관의 세계 첫 워킹 VR 전시인 블라인드 퍼스펙티브 등을 제작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