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라함 링컨의 남북전쟁 승리와 4차산업혁명

<김영욱의 밀리터리와 IT>

  • 김영욱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부장
  • 입력 : 2017.10.17 13:55:00   수정 : 2017-10-17 17:5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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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어릴 적 한번씩은 아브라함 링컨의 위인전기를 읽어봤을 것이다. 링컨의 위인전기에서 그는 어린시절 가난을 극복하고 미국 대통령이 돼 흑인 노예를 해방시키고 게티스버그 연설을 통해 그 유명한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를 설파하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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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아브라함 링컨 [사진 출처 : 위키피디아]
하지만 링컨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고 파란만장한 부분은 바로 4년 동안 이어진 남북전쟁이다. 오늘은 남북전쟁에서 링컨이 이끌던 북군이 승리를 거머쥐게 된 비결을 살펴보고 최근의 4차산업혁명, 그리고 인공지능 트렌드에 시사하는 점을 함께 알아보자.

여자들이 시작한 전쟁

1825년 미국은 산업혁명의 여파를 맞이하면서 큰 변화를 겪는다.
산업혁명을 말하면 흔히 증기기관만을 생각하지만 방직 기술의 발전과 제철 기술의 혁신도 산업혁명을 주도한 요인으로 꼽힌다.

초기 미국을 부흥하게 했던 원동력은 면화라고 불리는 조그만 꽃송이다. 이 열대성 면화는 미국 남부 지역에서 잘자라 면화를 생산했던 미국 남부 지역은 막대한 부를 축적할 수 있었다. 면화는 재배가 수월했으며 남부 지역의 기후와 토질에 잘 맞아 대량으로 재배할 수 있었지만 한가지 큰 문제가 있었다. 가공에 많은 노동력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다 자란 면화 수키로그램 분량을 다듬는데 성인 한명이 꼬박 투입돼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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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면화 [사진 출처 : 위키피디아]
이를 해결하는 데 아프리카 노예들의 노동력에 의존했던 미국 남부의 면화 사업은 조면기라는 기계가 등장하자 면화 가공능력이 갑자기 50배 이상 폭증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생산력의 증가는 면화 산업을 더욱 대형화시켰으며 그 결과 더 많은 노예를 필요로 하게 된다. 미국은 1830년대 전세계 면화의 50%를 공급했으며 1850년에는 무려 75%를 공급한다. 그러자 면화가 백색의 황금으로 불리기 시작하고 미국 남부 지역의 대저택에서 엄청난 부를 누리는 백만장자 백인 부호들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미국 남부 지역이 면화 재배로 막대한 부를 축적하는 동안 면화 재배가 불가능한 북부지역에서는 공업의 육성에 힘을 쏟았고 이에 필요한 각종 수송, 통신 등 사회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자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남부와 북부 모두 애써 외면했던 것이 바로 노예 제도였다. 노예 제도는 당시 영국에서도 이미 폐지됐으며 대다수 유럽에서 불법으로 간주됐지만 미국에서만 합법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남부의 면화 재배 업자들은 면화 재배를 위해 비옥한 서부로 그 영역을 확장해 나갔는데 노예 해방론자들은 이로 인해 노예 제도가 확대되는 것에 크게 우려했다.

한편 미국 북동부 지역의 메사추세츠주와 같이 대서양을 접하고 있는 곳에서도 면화 산업이 발달했는데 이 지역에서는 동력을 사용해서 직물을 짜는 역직기라는 기계로 직물을 직접 생산했다. 노예가 거의 없었던 미국 북동부 지역은 섬세한 작업을 위해서 여성 노동자들을 많이 고용했다. 젊은 여성들은 방직 공장에서 일하면서 경제력을 가질 수 있었고 경제력을 갖춘 여성들은 사회적인 이슈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는다. 그 결과 1836년 메사추세츠 주 로얼지역의 여성들은 노동 파업을 통해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킬 정도로 여성 인권 운동이 자리를 잡는다. 이 지역 여성들이 만든 비밀 모임 출신들은 훗날 여성 운동과 교육 사업의 핵심 멤버들로 자리잡게 된다.

이 시절 노예제도를 반대하는 소설이 책으로 출간됐는데 우리나라에는 ‘톰 아저씨의 오두막집’으로 번역된 ‘Uncle Tom’s Cabin’이다. 흑인노예의 비참한 생활을 기독교에 입각한 휴머니즘으로 풀어나가는 이 책은 1852년에 출간돼 1년만에 30만부가 팔리는 등 미국 내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노예 해방이라는 메시지로 활발한 사회 운동을 하고 있던 미국 북부 여성들에게 크게 어필했으며 미국 북부 여성들이 노예 해방의 메시지를 들고 정치계에 압력을 가하는 계기가 됐다.

인프라로 싸웠던 링컨

결국 이같은 갈등이 응축돼 남북전쟁이 발발했다. 전쟁 초기에는 노예제도를 지지하는 남군이 우세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전황은 북군에게 유리하게 바뀌었다. 전쟁에서 승패의 요인을 하나로 정의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인프라라는 잣대로만 남군과 북군을 비교할 때 그 차이는 뚜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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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남북전쟁 당시 북군과 남군의 인프라 비교 [사진 출처 : 나무위키]
전쟁이 시작된 1860년대 당시 전쟁에 대한 의지는 남군과 북군이 비슷했을지 몰라도 기반 인프라에서는 모든 면에서 북군이 앞섰다. 가장 기본인 인구에서도 1860년에 북군이 이미 두 배가 넘었다. 종전 당시인 1864년에도 남군은 인구가 크게 감소한 반면 북군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을 볼 수 있다. 남군의 감소한 수까지 모두 흡수했기 때문이다. 링컨은 흑인들을 포용하는 정책을 썼고 또 군대에도 받아줬다. 이로 인해 많은 수의 흑인들이 북군에 합류했다. 공업생산력도 90%에 달하는 등 절대적인 수치를 점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전쟁기간 동안 링컨이 가장 잘 활용했던 것은 바로 철도와 전신망이었다. 북군은 전쟁중에도 줄기차게 철도 공사를 진행했다. 그래서 2만1800마일이었던 철도망이 전쟁이 끝났을 때에는 2만9100마일로 오히려 더 늘어났다. 또 철도를 건설할 때 옆에 전신주를 세우고 전신망도 함께 깔았다. 이를 통해서 링컨은 넓은 땅에서 일어나는 소식들을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얻을 수 있었다. 또 상황에 맞춰 철도망을 통해 병력과 물자를 적절하게 공급할 수 있었다. 이는 과거에 로마군이나 몽골군이 우편 시스템을 만들고 길을 닦아 병력과 물자의 공급에 사용했던 것과 비슷하다. 어떻게 보면 남군의 패배는 당연한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4차산업혁명, 기본은 인프라

최근 거의 모든 기업들이 스스로를 소프트웨어 회사 혹은 데이터 기반의 회사라고 칭하고 있다. 에디슨의 전구 이후 가전회사로만 기억됐던 GE는 머신러닝과 각종 인공지능(AI) 기술로 무장하고 전 세계에서 가스터빈을 가장 잘 만드는 회사로 올라섰다. 대형 항공기와 각종 전투기 뿐만 아니라 화력발전소에도 GE의 가스터빈은 들어간다. 그리고 여기에는 수십개에서 수백개의 센서가 장착돼 데이터를 정밀하게 수집하고 최적의 가동 방법과 유지보수 시점 등을 계속해사 알려준다. 가전, 공업 분야에서 이미 100년도 넘은 GE는 이같은 기술을 바탕으로 스스로를 소프트웨어 기업이라고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고 있다.

GE뿐만 아니다 엘리베이터를 주로 제작하는 티센크루프도 역시 머신러닝 기술을 사용해 엘레베이터의 고장 시기를 예측하고 유지보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이와 같은 사례는 이제 너무 흔해져서 정보기술(IT)과 접목되지 않은 기업들이 오히려 귀해지고 있다.

문제는 데이터의 분석과 운영에 들어가는 인프라를 어떻게 구성할지다. 이전에는 그냥 흘려 보냈을 데이터들을 이제는 모두 모아 분석한다. 이를 통해 새롭게 얻어내는 정보들이 과거, 현재, 미래의 상황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빅데이터를 사용해 기존 데이터들에서 과거의 상황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이끌어 내고, 실시간 분석 기술들을 통해 현 상황을 이해하며, 머신러닝 등의 기법을 통해 앞으로 미래가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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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마이크로소프트의 전세계 데이터 센터 분포 현황 [사진 출처 : 마이크로소프트]
이렇게 치밀한 데이터 기반 회사를 만들려면 필연적으로 대규모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인프라가 지역적인 한계없이 접근해 사용할 수 있는 방법들이 함께 제공돼야 한다. 대형 IT 회사들은 이런 점들을 일찌감치 깨닫고 클라우드 서비스를 열심히 구축했을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데이터 분석 등도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웹서비스(AWS)의 경우에는 전세계 뿐만 아니라 국내에도 이미 복수개의 데이터 센터를 구축했다. IBM이나 오라클 뿐만 아니라 국내 대기업들도 자체적인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이렇듯 전쟁과 같이 대규모의 인프라를 소비하고 그러면서도 시시때때 새로운 기술들이 나오는 IT 세상이 됐다. 데이터 분석을 넘어 인공지능 기술도 이제는 어떠한 형태로든지 사용하고 접목해야 하는 필수 선택지가 됐다. 이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가볍게라도 일단 먼저 시작하고, 그러면서도 큰 그림을 놓치지 않으며 이를 자체 인프라로 내재화하도록 노력하는 것이라 하겠다.

[김영욱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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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마이크로소프트에서 기술을 전도하는 에반젤리스트로 일하고 있으며 다양한 대형 프로젝트 경험을 바탕으로 저술 및 강연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 DX팀에서 최신 기술을 다루고 있다. 과거 역사속의 전쟁들과 IT기업들의 이야기를 묶은 'War of IT'를 집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