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자, 영화 탄생 120년만에 극장 화질이 최고가 아님을 증명하다

<이준노의 생활IT>

  • 이준노 카닥 대표이사
  • 입력 : 2017.06.30 11:33:12   수정 : 2017-07-11 17: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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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자는 넷플릭스에서 제작비 600억원을 전액 투자한 넷플릭스 오리지날 영화다. 칸 영화제에서 시사회 당시 참석자들에게 야유를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으며 국내에서도 CJ CGV, 롯데, 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극장 체인에게 외면받아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넷플릭스가 극장과 넷플릭스 동시 개봉을 추진한 것에 대한 반감 때문이지만 그 이면에는 단지 극장 체인의 텃세로만 보기에는 어려운 기술적 이슈가 내재돼 있다. 넷플릭스에서 영화 옥자의 국내 릴리즈에 맞춰 개최한 기술시연회에서 이같은 이슈를 찾아볼 수 있었다.
먼저 넷플릭스가 어떤 회사인지 알아보자. 1997년 DVD의 메일렌탈서비스로 시작된 넷플릭스는 2007년부터 스트리밍비디오 서비스를 시작했고 2013년 오리지널 시리즈 미드인 “하우스 오브 카드”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400여편의 자체제작 컨텐트를 제작해 서비스 중인 회사다. 지난해부터 한국을 포함해 전세계 128개국에서 정식 서비스되고 있으며 2017년 현재 전세계 유료가입자는 1억명이 넘고 하우스 오브 카드 이후 4년간 60억달러(한화 약 7조2000억원) 이상의 컨텐트 제작 투자를 진행해 오면서 기존 통신기업, 방송사, 영화사로 나눠져 있던 모든 영역에서 강력한 경쟁사로 부상했다. IT기업으로서도 기술개발에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해 왔으며 항상 업계 최고의 연봉과 자율성을 직원들에게 부여해 최고의 퍼포먼스를 이끌어 내는 회사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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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넷플릭스의 사용자 현황 [사진 출처 :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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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스크린이 넷플릭스에겐 가장 중요

넷플릭스는 옥자 기술시연회에서 자사 가입자 현황을 공개했다. 넷플릭스 가입자들은 처음 가입시 PC>스마트폰>TV>태블릿의 순으로 많이 이용하며 처음엔 TV를 이용해 시청하는 유저가 전체의 20% 정도이지만 6개월이 지나 서비스가입과 이용이 안정화 된 이후엔 무려 67%의 이용자가 TV로 넷플릭스를 사용한다고 한다. 이것이 왜 넷플릭스가 스마트TV와 4K, 돌비 기술 도입에 적극적이며 지속적으로 그러하게 될 것임을 뒷받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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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돌비 애트모스의 사운드 구성 [사진 출처 : 돌비]
여기서 돌비 기술에 대해 알아보고 넘어가자.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는 기존 돌비 서라운드에 천장 방향으로 소리를 쏘는(파이어링) 기능을 추가해 반향파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스피커 채널수가 적을 경우 모자라는 채널을 가상화 채널로 가공 제공해 저가의 사운드시스템이나 단일 사운드바에서도 최대한 입체음향 효과를 볼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돌비 비전(DOLBY VISION)은 하이 다이나믹 레인지(HDR) 기술과 색지원 범위를 넓혀 실제 시각에 근접한 화질을 제공하기 위한 기술이다. 지원 기기로는 LG G6 휴대폰과 LG의 2017년형 4K OLED, LCD TV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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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옥자의 주요 스틸 컷 [사진 출처 : 넷플릭스]
영화 옥자의 의미: 극장과 가정에서 동일한 시청경험을 제공하는 최초의 영화

영화 옥자는 돌비 애트모스와 돌비비전을 동시에 지원하는 최초의 넷플릭스 오리지날 영화이자 극장 개봉과 스트리밍 서비스가 동시에 시작하는 최초의 영화다. 접근성에 있어서 극장과 스트리밍이 어느 한쪽 차별없이 진정으로 대등하게 다뤄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시청자는 어떠한 시간적, 물리적 차별 없이 오직 본인의 선호와 편의성에 의해 극장에서 관람을 할지, 스트리밍으로 관람을 할지 결정할 수 있다. 또 “이 TV는 극장의 화질에 근접한 화질을 제공합니다”라는, 홈시어터 시스템의 품질에 대한 상투적인 수사를 “극장 스크린보다 더 뛰어난 화질을 제공합니다”로 바꾸게 만든다. 돌비 비전과 같은 HDR기술의 발전 때문으로 극장의 프로젝터+스크린의 조합으로는 HDR이 적용된 화면을 OLED나 LED같은 자체 발광 디스플레이만큼의 차이로 제공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옥자를 봤을 때 야외촬영신이 많아 돌비 비전의 HDR이 주는 사실감을 만끽할 수 있었다. 대신 음향효과에서 돌비 애트모스의 적용에 의한 체감도의 향상은 그다지 크지 않았다. 차이를 구분할 수는 있는 수준이었지만 구분하고자 마음을 먹었을 때만 느낄 수 있는 정도로 대다수 시청자들이 돌비 애트모스를 선호하고 추종할 것 같지는 않았다. 다만 돌비랩의 발표자료에 의하면 돌비 비전보다도 돌비 애트모스를 체감해 본 시청자들이 더 많은 비율로 적극적 선호의견을 냈다고 한다.

HDR의 의미 “영화탄생 120년만에 극장 스크린 화질이 더 이상 최고의 화질이 아니다”

HDR기술이 적용된 영화의 화면은 분명히 더욱 ‘리얼’하다. 실제 리얼 월드가 그렇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리얼 월드는 원래 태양이 비추는 곳과 그림자가 진 곳의 조도 차이가 몇만배 이상 나며 스크린에 반사시킨 인공조명의 프로젝션으로는 이정도의 명암차이를 흉내낼 수 없다. 결국 HDR기술이 발전하게 되면서 영화가 탄생한지 120년 만에 극장의 화질을 뛰어넘는 사실감의 화질을 가정에서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지금 이 시점이 기존 극장 산업에게는 아래로 꺾이는 변곡점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필자는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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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넷플릭스 옥자 시연회에 사용된 77인치 LG OLED TV [사진 출처 :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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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넷플릭스 옥자 시연회에 사용된 클립쉬의 스피커 [사진 출처 : 매경DB]
넷플릭스 옥자 시연회에서는 가정에서의 환경을 재현하기 위해서 호텔방에서 진행됐고 돌비 비전을 지원하는 LG의 77인치 OLED TV와 클립쉬사의 돌비 애트모스 지원 5.1 스피커가 구비됐다. 이 시스템의 상영품질은 명확하게 최신 극장의 상영 품질을 넘어선다.

넷플릭스가 옥자의 기술시연에서 보여주려고 했던 것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넷플릭스에게 TV 스크린은 가장(60%이상) 중요한 디바이스다. 넷플릭스 가입자 현황만 봐도 알 수 있다. 또 헐리우드 메이저 영화사만큼의 제작투자를 하면서도 크리에이터(감독)에게 더 많은 제작 자유도를 부여해 결국 더 좋은 컨텐트가 만들어지는 결과를 유도하고 있다. 여기에 4K: 고해상도는 언제나 옳다. 그러나 HDR만큼 중요하지는 않다 HDR(돌비 비전)이 당분간 가장 중요한 기술요소로 작용할 것이며 대부분의 시청자에게 명확하게 어필하는 기술이다. 극장보다 집에서 넷플릭스를 시청해야 할 이유! 반면 입체음향(돌비 애트모스)은 최신 극장의 음장감 수준을 제공하지만 투자 대비 효과가 크지 않아 이에 대한 기술 팬덤이 생길지는 아직 의문이라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겠다.


참고로 극장보다 뛰어난 시청품질을 홈시어터로 구현하려면 어느정도의 비용이 들어갈까? 시청거리 3m기준 70인치 이상의 4K 디스플레이, 그리고 돌비 비젼 또는 HDR10을 지원하는 디스플레이라면 화질이 극장을 능가한다. 음향은 간단하고 저렴한 사운드바 시스템의 경우 돌비ATMOS를 지원하더라도 진짜 멀티채널로 구성된 극장의 음장효과를 따라가긴 어렵고 적어도 5.1채널 스피커셋에 돌비 애트모스 업 파이어링포트를 갖춘 스피커와 앰프셋을 갖춰야 극장 수준의 음장효과를 낼 수 있다. 현재로서는 디스플레이에 500만원 정도, 사운드 시스템에 최소 200만원 정도를 투자해야 한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공동 주택 가정집에서 극장 영화 상영시의 음압을 구현하는 것은 방음/차음문제로 쉽지 않기 때문에 향후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무선헤드폰 시장이 지속적으로 커지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한다.

[이준노 카닥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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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자동차관련 O2O서비스인 카닥 서비스의 CEO이지만 대부분의 직장 경력은 인터넷과 IT 관련 경력이 있는 조금 다른 소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