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의 변화` 애플 WWDC 2017 참관기

<김정의 개발자가 본 세상>

  • 김정 코드스쿼드 대표
  • 입력 : 2017.07.19 17:58:48   수정 : 2017-07-24 09:4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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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10년 단위로 꽤나 큰 변화가 있었다. 1997년 애플을 창업했던 스티브 잡스가 다시 애플로 돌아왔다. 아이맥과 아이팟, 아이튠즈 서비스 성공으로 애플은 다시 옛명성을 되찾았다. 2007년 맥월드에서 잡스는 아이폰을 발표하며 새로운 10년을 예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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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2007년 맥월드 키노트 당시의 스티브 잡스 [사진 출처 :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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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맥월드 행사를 기억할 때, 대부분 사람들은 아이폰 발표를 기억하지만 이날 중요한 포인트가 하나 더 있었다. 회사명을 “주식회사 애플 컴퓨터”에서 “주식회사 애플”로 바꾼 것이다. 그래서 2017년는 애플컴퓨터가 애플로 바뀐지 10주년이기도 하다.

애플 개발자 컨퍼런스

WWDC는 전세계 애플 개발자들이 함께 모이는 컨퍼런스다. 올해도 산호세 컨벤션센터에서 지난달 5일 월요일 아침 키노트 발표를 시작으로 9일 금요일까지 개발자들의 축제가 있었다. 올해로 28번째 열린 WWDC에는 전세계 75개국에서 5300여명 개발자가 산호세로 모였다. 산호세에서 애플 개발자 컨퍼런스를 진행한 것은 2003년 이후 14년만에 처음이었다.

WWDC는 기존 맥 개발자 뿐만 아니라 폭발적으로 증가한 iOS 개발자과 애플 엔지니어가 직접 만날 수 있다는 매력적인 행사가 됐다. 이제 맥월드 같은 행사가 없으니 개발자들 뿐만 아니라 일반 사용자도 새로 발표되는 iOS와 macOS 운영체제나 새 하드웨어를 기대하는 행사가 된 것이다. 특히 개발자들은 다음날 키노트 발표장에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기꺼이 밤새도록 노숙하며 줄서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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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WWDC 행사장에 모인 개발자들 [사진 출처 : 코드스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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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올해 키노트는 새로운 맥북프로, 아이패드 프로와 함께 아직 만날 수 없지만 사고만 싶은 아이맥프로나 홈팟 같은 하드웨어를 발표하다보니 개발자 행사라기보다 예전 맥월드 같은 분위기였다. 그만큼 애플이 지난 1년동안 일을 많이 했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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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WWDC에서 강연중인 미셸 오바마 [사진 출처 : 코드스쿼드]
개발 문화와 다양성의 존중

올해 WWDC 행사에서 가장 놀라운 것 중에 하나는 화요일 아침 첫 세션을 미국 전 대통령 영부인 미셸 오바마가 온 것이다. 최초의 흑인 영부인이 되기까지 자신이 겪었던 인종 차별, 불공정한 관습, 그리고 그걸 바꾸기 위해 어떻게 행동했는지 설명했다. 전세계에서 모인 개발자들에게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라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미셸 오바마 세션 직후에 진행했던 ‘네트워크 보안’, ‘Xcode 로컬라이징’, ‘코코아터치 프레임워크 새로운 내용들’까지 3가지 세션을 여성 엔지니어들이 진행했다. 애플은 서부 출신의 백인 남성 위주 회사라고 생각하던 이미지를 바꾸려는 의도였을까. 아니면 트럼프 정부의 정책에 대해 반대하는 메시지였을까.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영화 히든피겨스와 관련있는 진행한 최초의 흑인 여성 엔지니어 중 한 명인 크리스틴 다덴 박사의 이야기로 진행된 화요일 점심 세션을 통해 확신을 얻을 수 있었다. 애플은 전세계 국가, 인종, 종교, 성별에 상관없이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유니버설한 세계를 이루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특히 세션이 끝나고 어떤 개발자가 딸아이에게 남자다운 놀이와 여자다운 놀이에 대해 선입견을 갖지않고 말하고 싶은데 어렵다며 딸아이가 엔지니어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조언이 뭐냐고 질문했을 때 한국의 소프트웨어 교육 현실이 오버랩되며 씁쓸한 감정을 자아냈다.

개발자를 위한 새로운 플랫폼 기술

이번에 발표된 macOS 하이 시에라에서는 iOS에 먼저 적용된, SSD에 최적화된 APFS을 채택하면서 높은 보안성과 파일 복사도 빨라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기대한 iOS 11는 아이패드를 위한 기술 위주로 발표가 진행됐다. 예측하기로 신형 아이폰을 위한 기능은 감춰지지 않았을까 싶다. WWDC에서 아쉬운 점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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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iOS에서 높은 효율을 자랑하는 이미지 HEIF와 영상 코덱 HEVC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사진 출처 : 애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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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번에 새롭게 공개된 것들도 있다. 바로 기계학습(ML)의 적용이다. iOS 11 핵심 기능 중에는 최근 모든 IT 업계 화두인 ML도 포함돼 있다. 애플은 학습된 데이터 모델을 앱에 적용하기 쉽도록 도와주는 Core ML과 카메라 비전이나 자연어 처리를 도와주는 API를 함께 제공함을밝혔다. 모든 데이터를 서버에서 수집해서 기능을 제공하는 구글과 다르게 애플은 데이터를 수집하기보다는 각 기기에서 처리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데이터 접근 측면에서 개인 프라이버시를 위한 정책을 강화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단 사용자들이 편하려면 개발자들이 더 신경써야하는 부분이 많아진다. 아이폰7+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던 사진의 심도 API가 공개되면서 차세대 아이폰에서는 아이폰7+처럼 듀얼 카메라가 달리는게 아니냐는 소문이 나왔다. 여기에 증강현실(AR)을 위한 프레임워크나 성능 향상된 GPU 가속 기능 Metal 2와 VR까지 준비한 것을 보면 아이폰의 경험은 좀 더 확장될 것 같다.

스위프트(Swift)를 만들었던 크리스 래트너가 테슬라로 이직을 해서 그런지 스위프트 관련 세션은 작년과 달리 많이 줄어들었다. 스위프트 4는 아직 정식 버전이 아니라 베타 버전이 공개됐고 연말쯤 스위프트 4가 정식 발표될 예정이며 4가 출시되면 불편했던 언어의 편리함이나 성능, 안정성과 컴파일 속도 등에서 개발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개발자들에게 가장 환영 받았던 내용은 개발 환경인 Xcode에 대한 개선이다. 스위프트를 지원하면서부터 답답한 컴파일 속도, 편집기능이 개선되고 리팩터링을 지원한다. 편리한 무선 앱디버깅 기능이 추가됐고, 드디어 Xcode 서버도 통합됐다.

애플 파크와 WWDC

애플은 여전히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 현 CEO인 팀 쿡보다는 스티브 잡스가 아닐까 한다. 밖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애플도 조직적으로는 꽤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전해 들었다. 쿠퍼티노에 새롭게 건설중인 애플 파크는 입주를 앞두고 내장 인테리어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었다. 굳이 찾아가서 건물 앞에까지 갔지만 공사중이라 내부를 둘러볼 수 없어서 너무 아쉬웠다. 올해 입주하는 애플 파크는 앞으로 애플의 10년을 준비하는 공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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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공사중인 애플 파크 외관 [사진 출처 : 코드스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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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WWDC에 함께 참가했던 개발자분이 개발자 버전 락페스티발에 온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WWDC는 다른 개발자 컨퍼런스보다 더 유사한 경험을 하게 된다. 구하기 힘든 비싼 티켓과 열광하는 사람들, 신나는 락밴드를 불러서 공원에서 하는 네트워크 파티까지 락페스티발과 비슷한 점이 많다.

일주일 동안 계속되는 애플 개발자 컨퍼런스는 락페스티발처럼 즐겁기도 하고, 새로운 기술 세션으로 설레기도 하고, 새 버전의 운영체제 때문에 혼란스러움도 있고, 다양한 개발자들과 함께하는 행복함도 공존한다. 기술 주제 하나를 놓고 즉석 토론이 벌어지기도 하고, 서로 다른 회사 출신 개발자가 한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밤늦도록 함께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8번째 참석했던 WWDC 중에 가장 최고가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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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WWDC 2017에 참석한 한국 개발자들 일부 [사진 출처 : 코드스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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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도 전세계에서 모인 애플 관련 개발자들과 함께 애플의 개발 문화를 경험해보고, 개발자 컨퍼런스를 다녀올 정도의 열정을 가진 한국 개발자가 더 많아졌으면 한다. 필자는 WWDC 경험을 나누고, 개발자들과 소통하기 위해서 작년에 이어 국내 유일한 애플 관련 컨퍼런스인 Let’Swift 2017도 준비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홈페이지에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김정 코드스쿼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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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개발자 커뮤니티 OSXDev 운영진으로 20년 전 취미로 맥 개발을 시작했는데 이제는 본업이 돼 버린 개발자. Let'Swift 컨퍼런스를 주최하고 애플 기술 에반젤리스트를 꿈꾸고 있다. 현재 소프트웨어 교육 전문 스타트업 코드스쿼드 대표이며 NEXT에서 모바일 교수를 겸하고 있다. 『Xcode4』(2011, 인사이트) 『Cocoa Internals』(2017, 인사이트)를 저술하고 다수 책을 번역했으며 모바일 개발자를 위한 강연과 컨설팅 활동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