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 신제품 대거 내놓은 오큘러스의 미래전략은?

<정덕영의 VR 월드>

  • 정덕영 클릭트 대표
  • 입력 : 2017.10.25 10:49:24   수정 : 2017-10-26 09:4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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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VR) 기기의 대명사로 꼽히는 오큘러스의 연례행사인 ‘오큘러스 커넥트(Oculus Connect)’가 최근 개최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열혈 지지자인 창업자 럭키 팔머가 보여준 엽기적인 행각, 특허 소송전 패소와 그에 따른 판금 요청, 낮은 시장 점유율과 해마다 내년에는 열릴 것이라고 거론되지만 아직 열리지 않은 VR 대개화 시대 등 다양한 내우외환에도 불구하고 오큘러스가 VR을 선도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행사였다.

오큘러스는 특히 이번 행사에서 많은 이들의 의구심을 씻어 내려는 듯 신제품을 대거 들고 나왔다. 기존 기어VR의 맏형격인 오큘러스 고(Oculus GO)와 아직 프로토타입인 오큘러스 산타크루즈가 바로 그것이다.
저가형 VR의 완성도 끌어올렸다, 오큘러스 고

오큘러스 고는 기어VR앱과 호환되는 독립형 VR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다. 삼성 갤럭시 등 스마트폰을 장착해야 하는 형태를 탈피해 더욱 나은 그래픽 성능과 배터리 효율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자체적으로 위치 추적을 지원하지 않지만 기어VR전용 컨트롤러의 오리엔테이션 왜곡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제공하는 것으로 보여 드디어 충분히 즐길만한 저가형 VR 기기가 등장하는 것이 아닐까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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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오큘러스가 내놓은 저가형 VR HMD 신제품인 오큘러스 고 [사진 출처 : 오큘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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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오큘러스는 지금까지 제품 생산 일정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는 문제를 갖고 있다. 생산에 차질만 없다면 기어VR을 빠른 속도로 대체할 것이다. 그런데 오큘러스는 삼성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 오큘러스 고의 판매가 본격화된다면 삼성과의 협력 관계도 점차 정리되는 수순으로 진행되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특히 삼성이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의 혼합현실(MR) 기기를 발표한 시점과 맞물려 향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VR에서 선을 제거한 오큘러스 산타크루즈

작년 행사에서도 냄새만 풍긴 이 제품은 여전히 베일에 쌓여 있다. 내년 초에 프로토 타입을 선보인다고 하고 있지만 과거 오큘러스가 보인 행보로 가늠해 보건데 과연 최종 완성품과 어느정도 차이가 있을지 가늠하기도 어렵고 최종 제품 출시가 언제쯤 될 것인지 알기 어렵다. 이같은 측면에서 오큘러스의 향후 미래를 어둡게도, 밝게도 만들 제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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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오큘러스 산타크루즈 [사진 출처 : 오큘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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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큘러스 산타크루즈는 무선을 전면에 내세운 VR HMD다. 워낙 공개된 정보가 없어이 이상을 추정하기 어렵지만 예상해보자면 PC와 연결되는 제품은 아니며 오큘러스 고와 마찬가지로 독립형 기기일 가능성이 크다.

일단 VR기기 무선화는 여러모로 어려운 점이 많다. 필자의 회사인 클릭트에서 만든 소프트웨어 VR 무선 솔루션인 온에어VR(onAirVR)은 모션 투 포톤(Motion-To-Photon) - HMD의 움직임이 영상으로 반영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 - 의 지연시간에서 기기 성능상의 최소값을 보장하지만 무선 네트워크 자체의 지연시간은 해결할 방법이 없다. 반대로 하드웨어 기반 VR무선화는 HDMI무선화 기술이었던 와이기그(Wigig)로 시도되고 있지만 간섭과 범위, 비용, 설치 복잡성 등에서 문제가 있다. 두 방법 모두 아직까지는 완벽한 무선 솔루션을 구현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오큘러스 산타크루즈는 오큘러스가 하드웨어 전 분야에 걸쳐 직접 최적화한 안드로이드 기기일 가능성이 높다. 또 스마트폰 탑재 대신 자체적으로 하드웨어를 구현함에 따라 GPU 성능 향상이 상당할 것으로 보여 그래픽 성능이 중저가형 PC 수준이 되지 않을까 예상한다. 모바일 GPU 자체도 몇년 후에는 고성능 VR을 구현하기에 충분한 성능에 도달할 것이다.

오큘러스에는 또 엄청난 실력을 보유한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존 카멕이 있다. 모바일 GPU의 발전속도와 그가 보유한 최적화 능력에 도박을 걸고 시기가 충분히 무르익기를 기다리는 전략을 쓰는게 아닌가 생각한다. 그렇기에 산타크루즈의 정보 공개를 최소화하고 관련 내용도 애매모호한 형태로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내년 초 개발자 버전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하니 역시 재미있게 지켜볼 포인트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이번에 공개된 내용을 취합해 오큘러스 미래 제품군을 예상해 보자면 하이엔드급에는 현 오큘러스 리프트 CV1(PC 필요, 유선, 위치추적 기능을 탑재)가, 미들엔드급에는 오큘러스 산타크루즈(무선, 스탠드얼론, 위치추적)가, 로우엔드급에는 오큘러스 고(무선, 스탠드얼론)가 배치될 것이다. 기어VR은 점차 정리하는 형태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

VR은 사라지지 않는다

오큘러스의 신제품 출시에서도 알 수 있듯이 VR업계는 최근 시장의 더딘 성장에도 불구하고 누구도 몰락에 베팅하고 있지는 않다. 크던 작던 투자는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기술도 계속 발전하고 VR 개화의 시기를 끌어당기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애플의 iOS11과 함께 등장한 증강현실(AR)도 VR이 처한 현 상황과 비슷한 길을 따라 갈 공산이 크다. 비관적으로 말하면 끝없는 희망고문 상태가 몇년간 지속될지 모른다.

국내 VR 업체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특히 국내에는 컨텐츠 관련 VR 회사가 많다. 게다가 새롭게 들어선 정부는 VR에 관심이 없음을 공식적, 비공식적으로 내보이고 있으며 내후년 정부 지원사업에서도 VR 관련은 크게 줄어들거나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들이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것처럼 VR은 느리지만 천천히 발전을 계속하고 있다. VR업계에 한파가 본격적으로 닥칠 것으로 보이지만 미래기술인 VR에 대한 관심까지 철두철미하게 끊어버리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 아닐까 하는 우려가 든다. 스마트폰의 대명사인 아이폰도 3세대에 와서야 빛을 발한 것은 너무나도 유명한 사실이 아닌가?

[정덕영 클릭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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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게임 업계에서 활동했던 컴퓨터그래픽(CG) 전문가로 대종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우연한 기회에 오큘러스 리프트 DK1을 접한 뒤 VR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고 모바일과 VR을 접목한 솔루션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삼성 기어VR의 런칭 타이틀인 경주 VR 뮤지엄, 일본 미토 미술관의 세계 첫 워킹 VR 전시인 블라인드 퍼스펙티브 등을 제작한 바 있다.